태국 경제, 저성장 재생산 구조 고착화… 외국 기업은 정치 불안 우려
외국 기업들은 항상 태국의 정치 불안을 큰 리스크로 보고 있으며, 중동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에도 크게 타격받는 경향을 보였다. 1980년대까지 농업 국가였던 태국은 군사 정권 시기 외자 유치와 외국 기업 개방을 통해 농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고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제조업이 발전했다. 이 시기 베트남 전쟁 특수에 힘입어 관광 산업도 크게 성장했다.
산업 구조 전환 실패와 고령화, 정치 불안정으로 인해 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고착됐다는 분석이다.
외국 기업들은 항상 태국의 정치 불안을 큰 리스크로 보고 있으며, 중동 전쟁과 같은 외부 요인에도 크게 타격받는 경향을 보였다. 1980년대까지 농업 국가였던 태국은 군사 정권 시기 외자 유치와 외국 기업 개방을 통해 농촌 인구가 도시로 유입되고 저임금 노동력을 기반으로 제조업이 발전했다. 이 시기 베트남 전쟁 특수에 힘입어 관광 산업도 크게 성장했다.
농촌 인구가 도시로 이동하여 저임금 노동력을 제공하며 외국인 직접 투자가 활발해졌다. 일본을 필두로 한국, 대만 등 주변 산업화 국가 기업들의 태국 진출로 제조업이 호황을 이루고 수출량이 증가했다.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중산층도 확대되었으나, 이러한 성장 모델은 산업 구조 전환 없이 지속되었다. 태국은 제조업 성장과 더불어 베트남 전쟁 특수로 관광 산업이 크게 발전하여 일반 개도국과 다른 성장 양상을 보였다.
우리나라는 중화학 공업, 전자, 자동차를 거쳐 반도체, 4차 산업 형태로 발전했지만, 태국은 중화학 공업 대신 자동차나 전자 조립 산업, 관광 산업에 머물러 있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이러한 산업 구조가 계속 유지되면서 성장이 정체됐다. 이는 태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된 원인이 되었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이 방콕 인근에 대규모 조립 공장을 건설했으며, 일본 및 한국의 가전 제품 기업들도 태국에 진출했다. 이러한 제조업과 관광 산업 위주의 경제 구조는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산업 구조의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아 생산성 하락이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태국 경제는 특정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다양성이 부족한 상태이다.
이로 인해 태국인들은 힘든 육체노동을 하지 않으려 한다. 반면 첨단 산업은 발달하지 않아 어정쩡한 중간 계층의 노동자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태국 사회에서는 주변국 출신 육체노동자를 낮춰보는 '랭응안'이라는 용어가 있고, 선진국 출신 고급 기술 보유 외국인을 '땅'이라 부르며 이들을 구분하는 인식이 있다.
산업 구조 전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외국인 직접 투자(FDI) 유치 또한 부진하다. FDI를 뒷받침할 국내 기업의 역량과 기술 개발이 부족하여 새로운 발전 기회 모색이 어렵다. 또한 태국은 개도국과 달리 인구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다. 1960년대 6명이었던 출산율이 2024년 1.0명으로 급감했으며, 태국 인구의 20%인 5명 중 1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에 해당한다. 연금 제도의 미비도 심각한 문제로 드러났다.
태국 인구의 20%, 즉 다섯 명 중 한 명이 60세 이상 고령층이며, 빠른 속도로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고 있다. 하지만 연금 제도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아,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정부 연금 제도 가입자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나머지 3분의 2는 은퇴 후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다. 비공식 노동자들에 대한 노후 보장 정책이나 전략도 전무하여, 은퇴 후에도 가족의 지원이나 아르바이트 등으로 생계를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태국 인구 중 60세 이상 고령층 가운데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은 전체 인구의 5%도 되지 않는다. 정부 차원에서 빠르게 고령화되는 노인 인구를 부양할 방안이 부족하며, 이는 국가 재정에도 부담을 준다. 태국 경제는 핵심적으로 산업 구조를 빠르게 전환하여 싱가포르처럼 시대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태국은 이러한 움직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태국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은 군부 쿠데타가 발생한 국가 중 하나이다. 1932년 입헌혁명 이후부터 현재까지 정부 교체가 잦았고, 군부의 정치 개입은 일상화되었다. 새로운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헌법을 바꾸고 법률과 정책이 지속적으로 변경된다. 정당 간 대립과 갈등도 심각하여 국민들도 편이 나뉘어 있다. 이러한 정치적 불확실성은 외국 기업들이 태국 정부의 정책 지속성에 대해 회의감을 가지게 만든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은 태국에서는 민간 투자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 태국 군부가 언제든지 쿠데타를 일으킬 수 있다는 보장은 없으며, 군부는 이익 집단처럼 파당화되어 있어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이 상존한다. 이러한 정치 불안은 태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다. 교육 정책이나 인프라 건설과 같은 장기적인 프로젝트도 정권 교체 시 중단될 수 있어 외국 기업들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린다.
태국은 '어메이징 타일랜드' 슬로건으로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왔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입국객이 전무했던 시기도 있었다. 관광 산업 역시 산업 구조 전환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아 위기를 겪고 있다. 더 이상 백패커나 패키지 상품만으로는 태국이 매력적인 관광지가 되기 어렵다. 현재 한국인 관광객들도 태국보다는 베트남이나 인도네시아, 일본, 중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단체 관광 위주의 매스 투어리즘에서 벗어나 고부가 가치 관광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라오스의 생태 관광처럼 자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건강을 추구하거나, 높은 비용을 지불하는 럭셔리 관광 상품 개발이 시급하다. 중동 전쟁 발발 시 동남아 전체 관광 산업이 타격을 받았으며, 태국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태국을 찾는 유럽 관광객들은 항공편을 이용하는데, 유가 상승은 항공료 상승으로 이어져 관광객 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외부 요인에 태국 관광 산업은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 태국 제조업의 핵심은 자동차와 가전 제품 조립 산업이다. 방콕 동쪽에는 대규모 자동차 조립 공장이 있으며, 주로 일본 기업들이 생산 기지를 두고 조립 생산 방식으로 운영된다. 태국은 세계 원유가 상승에 민감하게 반응하여 관광 산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는 구조이다.
태국의 자동차 산업은 내연기관 디젤 및 휘발유 차량과 픽업트럭 중심이었다. 내수 시장에는 일본 자동차가 많았고, 조립 생산 후 수출하는 형태였다. 최근에는 일본 기업 외에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중국 기업들은 내연기관차보다 전기차 생산에 주력하며, 배터리 산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태국은 핸들 위치가 오른쪽에 있어, 중국산 전기차가 태국 생산 기지를 통해 우측 핸들 차량으로 생산되면 동남아, 호주, 중동, 유럽 시장 수출에 유리하다.
태국 정부는 자동차 산업에 큰 관심을 기울이며 '30@30' 정책을 추진 중이다. 이 정책은 2030년까지 무공해 자동차 생산 비중을 최소 30%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이는 내연기관차 중심에서 전기차 생산으로 산업 구조를 전환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자동차뿐만 아니라 전기 오토바이 생산도 전환 대상에 포함된다. 태국 정부는 단순히 내수 판매를 넘어, 태국을 전기차 생산 기지로 육성하여 수출 허브로 만들려는 전략을 가지고 있다.
태국 경제가 여러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해 있지만, 여전히 발전 가능성은 열려 있다. 견고한 제조 기반과 인프라(자동차, 전자산업 클러스터)가 이미 갖춰져 있고, 관광 산업이 발달한 인구 밀집 지역이라는 장점이 있다. 또한 동남아의 중심이자 물류 및 지리적으로 매우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태국인들은 스스로를 '지구의 중심'이라고 여길 만큼 지리적 이점에 대한 자부심이 크다. 동아시아와 중동, 유럽을 잇는 좋은 바닷길을 가지고 있어 물류 허브로서의 잠재력이 크다.
현재의 경제 구조와 정치적 불안정성, 고령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중진국 함정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강점을 바탕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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