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하고 힙한 분식' 멜팅피스, 1년 만에 사실상 단종
원본 영상 0:01하림 산업이 2023년 선보였던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멜팅피스'가 야심찬 출발과 달리 현재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시크하고 힙한 분식을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시작된 이 브랜드는 현재 화려했던 수식어들이 무색하게 사라지고 있다.
야심 차게 선보인 프리미엄 브랜드들이 연이어 실패하며 하림그룹 전체의 재무 건전성에 경고등이 켜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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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림 산업이 2023년 선보였던 프리미엄 분식 브랜드 '멜팅피스'가 야심찬 출발과 달리 현재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시크하고 힙한 분식을 만들겠다"는 선언으로 시작된 이 브랜드는 현재 화려했던 수식어들이 무색하게 사라지고 있다.
현재 하림의 홈페이지에서 멜팅피스 브랜드 카테고리마저 자취를 감췄다. 당초 13종에 달했던 다양한 품종의 라인업은 이제 핫도그 3종만을 남긴 채 사실상 단종 수순을 밟고 있다. 이는 닭고기 기업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종합식품 기업으로 도약하려던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꿈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멜팅피스의 실패 원인은 바로 가격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셰프의 레시피를 담아 길거리 음식에 대한 편견을 깨겠다는 의도는 좋았으나, 소비자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는 하림 산업의 프리미엄 전략이 시장에서 길을 잃은 결정적 요인이 되었다.
소비자들이 마주한 멜팅피스 제품은 300에서 500g 남짓한 튀김 한 봉지에 8,000원에서 12,000원을 호가하는 수준이었다. 90g짜리 한입 가스 일곱 개가 든 패키지 역시 12,000원대에 판매되었다. 이에 대해 소비자들은 "이 돈이면 차라리 집 앞 분식집에서 갓 튀긴 튀김을 사 먹겠다"는 냉혹한 반응을 보였다.
하림의 다른 브랜드인 더미식과 푸디버디가 매달 새로운 제품을 쏟아내는 동안 멜팅피스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 침묵은 결국 단종으로 이어졌다. 이는 멜팅피스 하나만의 실패가 아니라, 하림 프리미엄 전략 전반에 걸친 문제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홍국 회장이 매출 1조 5천억 원의 브랜드로 키우겠다며 2021년 야심 차게 선보인 '더미식' 역시 5년 차를 맞은 현재 핵심 사업부의 성적표가 처참한 수준이다. 현재 하림은 최대 반값 할인을 내건 아울렛 코너를 운영하며 재고 소진에 힘쓰고 있다.
정가 2,800원짜리 프리미엄 컵라면은 1,120원으로 가격이 폭락했고, 오프라인 마트에서도 할인 스티커가 붙은 더미식 제품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는 팔리지 않고 창고에 쌓여가는 악성 재고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림 산업의 재고 자산은 2024년 179억 원에서 지난해 217억 원으로 훌쩍 늘었다. 창고 유지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눈물을 머금고 반값에라도 재고를 밀어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최근 하림 더미식을 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더미식 제값 주고 사면 호구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더미식은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무색하게 마트 매대에서 떨이 판매가 일상화된 브랜드로 전락해 버렸다. 재고를 털어내기 위한 이른바 출혈 경쟁은 하림 산업의 장부를 처참하게 망가뜨렸다. 지난해 하림 산업의 매출은 193억 원으로 늘었지만, 영업 손실은 크게 확대되었다.
더미식을 출시한 2021년 589억 원이었던 하림 산업의 영업 손실은 2025년 무려 1,460억 원으로 2.5배나 불어났다. 제품을 생산하고 팔면 팔수록 오히려 손해를 보는 기형적인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지난 5년간 쌓인 누적 적자가 무려 5,275억 원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초기 투자 비용이라는 변명으로 덮기에는 너무나도 거대한 적자 규모이다. 하림이 할인 행사 등 판촉에 쏟아붓는 비용은 매출액의 28%에 달한다.
경쟁사인 오뚜기나 CJ제일제당의 판촉비가 10%대인 것과 비교하면 하림의 28%는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치이다. 반면 미래를 위한 연구 개발(R&D)비 비중은 매년 쪼그라들어 올해 1분기엔 고작 5억 원 남짓에 그쳤다. 프리미엄을 외치면서 정작 품질을 위한 R&D에는 지갑을 닫고 밀어내기식 할인 판매에만 급급한 모습이다.
결국 하림 산업의 적자는 하림그룹 전체의 재무적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계열사인 NS쇼핑이 600억 원, 이를 합병한 하림 지주가 2023년부터 3년간 무려 1,800억 원에 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하림 산업에 자금을 수혈했다. 총 2,400억 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재무 상황은 여전히 불안정하다.
2024년 86%대까지 낮췄던 부채 비율은 불과 1년 만에 다시 125%로 치솟았다. 공장 상황은 더 심각하다. 경쟁사들이 90% 안팎의 공장 가동률을 뽐낼 때, 올해 1분기 기준 하림의 냉동식품과 조미식품 가동률은 고작 20%대에 그쳤다. 주력인 면류 역시 절반을 밑돌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하림 산업은 무려 403억 원을 더 투자해 라면 생산 라인을 새롭게 증설하고 있다. 온라인 직판 구조를 강화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명분이지만, 근본적인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가 훼손된 상태에서 대규모 투자가 과연 위기 탈출의 동아줄이 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김홍국 회장이 그렸던 종합식품 기업이라는 청사진은 지금 가장 중요한 시험대에 올라 있다.
하림의 미래는 현재의 프리미엄 전략을 어떻게 수정하고,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할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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