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의 속도를 자산이 못 따라잡는 시대
한 경제학자가 1700년의 역사를 분석하여 노동이 자본을 이긴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이러한 속도 차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5년 3분기 미국 노동자들이 나라 전체 소득에서 가져가는 몫은 53.8%까지 떨어져, 공개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47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피케티의 공식 'R>G'가 인공지능(AI)으로 가속화하며 전 세계적 불평등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한 경제학자가 1700년의 역사를 분석하여 노동이 자본을 이긴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이러한 속도 차이는 현재 전 세계에서 동시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2025년 3분기 미국 노동자들이 나라 전체 소득에서 가져가는 몫은 53.8%까지 떨어져, 공개 통계 집계가 시작된 1947년 이래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하위 절반인 41억 명이 평생 모은 전 재산과 맞먹는 돈이 단 1년 만에 소수의 손에 쌓인 것입니다. 포춘 500대 기업들의 순이익은 2024년 사상 최고치인 1조 8,700억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성장의 과실은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것이 흘러가는 방향이 달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현상을 10년 앞서 예고한 프랑스 경제학자 토마 피케티의 이론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R은 'rate of return on capital', 즉 자본 수익률을 뜻합니다. 이는 가진 돈이나 자산을 굴려서 불어나는 속도로, 건물 임대료, 주식 배당금, 시세 차익, 예금 이자 등이 해당합니다. G는 'growth rate', 경제 성장률로, 나라 경제가 커지고 일해서 버는 소득이 늘어나는 속도입니다. 이 공식은 자산이 불어나는 속도가 일해서 버는 속도보다 항상 빠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2013년 출간된 '21세기 자본'에서 피케티가 결론에 도달한 방식은 독특합니다. 그는 추상적인 경제 모델 대신 수백 년간 쌓인 세금 기록과 국가 장부를 직접 발굴해 분석하며 경제학을 역사학처럼 다루었습니다. 700쪽이 넘는 이 두꺼운 경제학책은 출간되자마자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었습니다. 피케티는 인류 경제사 1700년을 통째로 분석하여 하나의 패턴을 발견했습니다. 1700년까지 세계 경제는 1년에 평균 0.1%씩만 성장했습니다.
산업혁명 이후에도 경제 성장률은 1.5%를 넘지 못했습니다. 반면 땅이나 건물, 공장처럼 자산을 가진 사람들의 수익률은 시대를 막론하고 연 4에서 5%를 유지했습니다. 이러한 차이가 핵심이며, 일해서 버는 속도와 가진 것이 불어나는 속도 중 후자가 항상 앞섰습니다. 농경 시대에도, 식민지 시대에도, 근대 시대에도 예외가 없었습니다. 피케티는 이러한 흐름을 알파벳 U자 모양의 곡선으로 그려냈습니다.
유럽이 '벨 에포크', 즉 화려한 시절이라 부르던 때였지만,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90%를 소유하던 극단적인 격차의 시대였습니다. 그러다 20세기 중반 곡선은 바닥으로 떨어지며 격차가 줄어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곡선은 다시 오른쪽으로 치솟고 있으며, 100년 전 그 꼭대기를 향해 가고 있습니다. 이는 노력한 사람이 아니라 이미 가진 사람이 더 빨리 부자가 되는 구조로, 불평등의 뿌리입니다.
문제는 U자 곡선의 바닥, 즉 20세기 중반입니다. 195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선진국에서 중산층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며 노력하면 계층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이 실제로 작동하던 시기였습니다. 피케티의 분석은 냉정하게, 그 시기를 자본주의 황금기가 아니라 역사적 예외였다고 말합니다. 이는 세 가지 특수한 조건이 겹쳤기 때문입니다. 첫째, 두 차례 세계 대전이 공장과 건물, 금융 자산을 물리적으로 파괴하여 자산이 줄어들었고, 가진 것이 불어나는 속도도 낮아졌습니다.
둘째, 전후 복구 과정에서 대규모 노동력이 투입되며 경제가 유례없이 빠르게 성장했습니다. 일해서 버는 속도가 치솟으면서 격차가 좁혀졌습니다. 셋째, 미국 최고 소득세율이 한때 90%를 넘었습니다. 많이 번 사람에게서 많이 걷어 다시 나눴습니다. 피케티가 말하는 핵심은 이것입니다. 우리가 정상이라고 배운 세상, 즉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고 부가 고르게 퍼지던 시절이 사실은 역사의 비정상이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비정상은 1980년대부터 빠르게 끝나가기 시작했습니다.
U자 곡선이 다시 위로 꺾이기 시작한 것입니다. 1996년부터 2025년까지 전 세계 억만장자들의 자산은 1년에 평균 7.5%씩 늘었습니다. 같은 기간 세계 경제는 연평균 2.3% 성장하여 격차가 5%포인트 이상 벌어졌습니다. 2025년 기준 전 세계 억만장자 수는 3,028명에 달합니다.
1년 만에 억만장자 수가 247명 늘었고, 이들의 자산 총합은 16조 달러를 넘었습니다. 미국에서는 상위 1%의 자산 비중이 전체의 31.7%로 통계 작성 이래 최고치입니다. 이는 격차를 완화했던 세 가지 조건이 모두 사라진 결과로, 자본이 노동보다 빠르게 불어나는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온 것입니다. 바로 이 지점에서 새로운 변수인 인공지능(AI)이 등장합니다. 지금까지 자본은 노동보다 빠르게 불어났지만, 여전히 노동을 필요로 했습니다.
공장도 사람이 돌려야 했고, 빌딩도 사람이 관리해야 했습니다. AI는 처음으로 그 전제를 깨고 있습니다. 수익이 불어나는 속도부터 보면, 엔비디아의 2025 회계연도 매출은 152억 달러로 전년 대비 142% 급증했습니다. 이는 직원 3만 6천 명이 만들어낸 숫자이며, 매출의 75%가 순이익으로 남습니다. 빅테크 8개사의 2024년 주당 순이익 성장률은 37.6%에 달합니다.
이는 S&P 500 전체 평균 7.7%의 다섯 배에 달하는 수치입니다. AI 자본에 올라탄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수익률 격차가 이미 다섯 배인 것입니다. 한 가지 비교가 핵심을 드러냅니다. 메타는 직원 6만 7천 명으로 1,170억 달러를 벌고, 석유 회사 엑슨 모빌은 6만 2천 명으로 비슷한 매출을 냅니다. 하지만 AI가 발전할수록 메타는 직원을 더 줄이고도 더 많이 벌 수 있지만, 엑슨 모빌은 사람 없이는 석유를 캘 수 없습니다. 이제 반대쪽, 즉 일해서 버는 쪽의 상황을 살펴보겠습니다. 2025년 상반기에만 AI에 직접 기인한 감원이 7만 7천여 건에 달했습니다.
세계 최대 콜센터 기업 텔레퍼포먼스는 2년 사이 직원 38%를 AI로 대체했습니다. 미국 콜센터 종사자는 같은 기간 약 90만 명이 줄었습니다. 스탠퍼드 연구에 따르면 AI가 대체하기 쉬운 직종의 사회 초년생 고용은 다른 직종 대비 13% 감소했습니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은 소비를 줄이고, 소비가 줄면 경제가 천천히 성장합니다. 성장이 느려지면 노동으로 버는 속도도 낮아집니다. AI는 자산가의 수익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일하는 사람들의 속도를 끌어내리고 있습니다.
피케티의 공식이 양쪽에서 동시에 확대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피케티에게 반론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의 책은 출간 직후부터 경제학계에서 가장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데이터에 오류가 있다는 지적부터 불평등은 공식이 아니라 정치가 만든다는 반박까지 쏟아졌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날카로운 반론은 당시 MIT 대학원생이었던 매시 글리에게서 나왔습니다. 그는 지난 수십 년간 불어난 자본 수익의 대부분이 사실 부동산 가격 상승에서 나왔다고 반박했습니다.
쉽게 말해 부자가 더 부자가 된 것은 첨단 자본을 굴려서가 아니라 집값과 땅값이 올랐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이게 맞다면 이야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해법이 글로벌 부유세가 아니라 주택 공급 확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이 반론조차 불평등이 커지고 있다는 현상 자체는 부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다투는 것은 그 원인이 자본의 본성이냐 아니면 부동산이냐일 뿐입니다.
피케티는 해법도 함께 제시했습니다. 핵심은 세 가지입니다. 첫째, 전 세계가 손잡고 자산에 매년 1에서 2%의 세금을 매기는 글로벌 부유세입니다. 한 나라만 세금을 매기면 부자들이 자산을 다른 나라로 옮기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둘째, 최고 소득 세율을 다시 80%대까지 끌어올려 최상위층의 과도한 보수를 억제하자는 것입니다. 셋째, 노동자가 기업 경영에 참여하고 누구나 일정한 기본 자산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시작하게 하자는 구상입니다.
하지만 이 모든 해법은 같은 벽에 부딪힙니다. 나라마다 이해관계가 다르고 세금을 낮춰 기업을 유치하려는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AI 자본은 더욱 까다롭습니다. 데이터 센터는 국경을 쉽게 옮기고, 알고리즘의 가치는 측정하기 어렵습니다. 게다가 트럼프 행정부는 빅테크 과세를 오히려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1700년의 역사가 보여주는 것은 하나입니다. 가진 것이 일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불어나는 것, 이것이 자본주의의 중력입니다.
20세기 중반 그 중력을 잠시 거슬렀던 것은 전쟁이라는 파국, 그리고 그 파국 위에서 만들어진 강한 정치적 의지였습니다. AI는 그 중력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지금 그 중력에 맞설 의지가 어디 있는지는 아직 아무도 확실히 말하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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