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16년째 0.03% 성장률로 '죽은 경제' 직면
이탈리아 경제가 지난 16년간 연평균 0.03%라는 미미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성장률은 주변국인 스페인과 그리스가 같은 기간 2~3%대의 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태를 '죽은 경제'로 묘사하며 국가의 미래가 잠식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성장 둔화, 청년 실업, 정치 부패를 겪은 이탈리아의 전철을 한국이 밟을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이탈리아 경제가 지난 16년간 연평균 0.03%라는 미미한 성장률을 기록하며 사실상 정체 상태에 빠졌다. 이러한 성장률은 주변국인 스페인과 그리스가 같은 기간 2~3%대의 성장을 보인 것과 대조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태를 '죽은 경제'로 묘사하며 국가의 미래가 잠식되고 있음을 경고했다.
2000년 이후 이탈리아 국민의 실질 소득은 25년 전 수준으로 뒷걸음질 쳤다. 아버지 세대가 벌던 돈과 자녀 세대가 버는 돈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가 없어졌다. 이탈리아 정부는 재정 긴축을 위해 공무원 임금 삭감과 연금 지급 시기 연기 등의 정책을 시행했으나, 효과는 미미했고 청년층은 가난 대물림과 허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2011년부터 최근까지 이탈리아를 떠난 34세 이하 청년이 63만 명을 넘어섰다. 이는 경상북도 포항시 인구(약 49만 명)보다 훨씬 많은 숫자다. 이탈리아의 청년 실업률은 20%를 상회하며 월평균 급여는 1,500달러(1천 유로) 수준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국가 자산의 7.5%에 해당하는 인재가 유출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이탈리아 사기업 채용의 무려 61%가 지인 추천, 혈연, 학연 등 '연줄'로 결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명을 뽑으면 여섯 명 이상은 이미 내정되어 있는 셈이다. 이른바 '코노셰제(아는 사람)' 문화가 채용 시장을 지배하며 공개 채용 비율은 대기업조차 34%에 불과했다. 이처럼 공정한 경쟁 기회가 사라지면서 젊은이들은 이탈리아를 떠나 공정한 기회를 찾아 해외로 향했다.
이탈리아 청년들의 미래를 갉아먹은 근본 원인으로 뿌리 깊은 정치 부패가 지목된다.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는 수많은 스캔들과 법치 유린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 방송의 90% 이상을 장악하여 국민 여론을 조작했다. 이러한 정치 부패는 국가 부채를 GDP 대비 137%까지 끌어올리며 경제 몰락을 가속화했다.
2026년 현재 대한민국의 경제 지표들을 면밀히 살펴보면, 이탈리아가 겪었던 경제 위기 시나리오가 '데칼코마니'처럼 반복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한국은 미래 세대가 부모 세대의 빚과 연금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구조에 직면했다. 출산율, 인구 구조, 국가 부채 등 핵심 지표들이 이탈리아와 유사한 위험 신호를 보내고 있어 우려를 낳는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출산율 1.43명의 절반 수준인 초저출산 현실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2065년경에는 일할 인구(15~64세)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국 경제의 잠재력이 1%대 후반으로 고착화되고 있다고 분석했으며, 이는 아무리 노력해도 2%대 성장을 넘어서기 어려운 상태에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이 130%라는 수치는 현재 이탈리아가 어깨에 매고 허덕이는 부채 수준과 동일하다. 국가 재정이 마치 지붕 위에 눈이 쌓이듯 한계점에 도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재정 건전성 확보를 위한 근본적인 개혁이 시급하다고 말한다.
국민연금 개혁안에 따라 보험료율이 9%에서 13%로 인상될 경우, 현재 50대는 3년만 인상분을 내면 은퇴에 접어든다. 반면 현재 20대와 30대는 무려 18년 동안 인상된 요금을 꾸준히 내야 한다. 같은 나라에 태어난 국민임에도 불구하고 특정 세대는 적은 부담을 지고, 다른 세대는 등이 휘도록 많은 부담을 져야 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이는 정치적 편의를 위해 미래 세대에게 구조적인 짐을 전가하는 문제로 지적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청년 10명 중 6명 이상이 30대가 넘어서도 부모 집에 얹혀사는 '맘모네' 현상이 만연하다. 특히 남자 청년들의 경우 그 비율이 70%를 훌쩍 넘는다. 높은 집값, 양질의 일자리 부족, 늦어지는 사회 진출 연령 등으로 인해 결혼과 독립이 어려운 삶이 지속된다. 이탈리아 대법원에서 40대 아들에게 퇴거를 명령한 판결은 이러한 사회적 문제의 심각성을 시사한다.
2025년 기준으로 50대 또는 60대 부모와 30대 미혼 자녀가 함께 사는 가구가 128만 가구를 넘어섰다. 30대 미혼 자녀 중 78%가 직장인임에도 주거비 부담으로 독립을 포기하는 현상이 일반적인 상식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집값 상승이 독립을 지연시키고, 이는 다시 결혼 및 출산 기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80대에 접어든 부모가 50대가 된 자녀를 계속 부양하는 이른바 '8050 쇼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은둔 자녀의 평균 연령이 36.9세에 달하고 부모의 평균 연령은 66세를 넘어섰다. 이는 자녀가 부모를 부양하던 전통적인 사회적 순서가 역전되는 심각한 변화를 보여주며, 한국 또한 고령화로 인해 이와 유사한 문제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특히 76세 이상 어르신의 빈곤율은 69%까지 치솟아 심각한 수준이다.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이 69만 5,000원에 불과하여 최소 생활비 240만 원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1988년 연금 제도 시작으로 가입 기간이 짧은 고령층이 많아 발생하는 구조적인 문제이며, 이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이 시급하다.
정치나 국가가 개인의 노후를 대신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냉정한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탈리아의 몰락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뼈아픈 교훈은 정부가 무엇인가를 해주기를 멍하니 기다려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개인은 스스로 노후 통장을 구축하고 저축 습관을 기르는 등 경제적 자립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자녀에게 재산보다는 금융 지식과 올바른 경제적 태도를 물려주는 가치관의 전환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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