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위협 뚫고…미국 영화관 매출 역대 최고 기록
스파이더맨과 오디세이가 흥행을 이끌었으며,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기생충' 이후 한국어 영화로는 미국 최대 규모로 극장에 걸렸다. 집에서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사람들이 다시 영화관에 돈을 쓰는 이유를 알아본다.
미국 영화관이 넷플릭스 시대에 매출 신기록을 달성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스파이더맨과 오디세이가 흥행을 이끌었으며,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기생충' 이후 한국어 영화로는 미국 최대 규모로 극장에 걸렸다. 집에서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는 시대에 사람들이 다시 영화관에 돈을 쓰는 이유를 알아본다.
옛 극장 문을 지나면 25개의 현대식 상영관으로 이어진다. 이 입구 건물은 1990년대 일대 재개발 당시 건물을 통째로 옮겨왔다는 특별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옛 극장을 보존하면서 새 영화관의 입구로 활용하기 위해 1998년 건물을 들어 올려 특수 제작된 레일에 얹어 42번가를 따라 약 51m를 이동시켰다. 건물이 제 모습을 유지한 채 이동하는 진기한 광경이 연출되었고, 2000년 AMC의 입구로 다시 문을 열었다.
새 건물 배치에 맞추려면 극장의 위치를 바꿔야 했다. 그래서 1998년 극장 건물을 들어올려서 특수 제작한 레일에 얹었다. 그리고 42번가를 따라서 서쪽으로 약 51m를 이동시켰다. 건물이 제 모습을 유지한 채 길을 따라서 이상한 것이다. 이렇게 옮겨온 옛 극장은 2000년 AMC의 입구로 다시 문을 열었다. 이곳에서 미국 영화관이 어떻게 다시 관객과 돈을 모으고 있는지 살펴본다.
올여름 미국과 캐나다의 영화 티켓 매출은 약 47억 6천만 달러를 기록하며, 종전 최고 기록인 2013년의 기록을 13년 만에 넘어섰다. 가장 큰 흥행을 기록한 영화는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로, 북미에서 6주 연속 주말 흥행 1위를 차지했다.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오디세이'도 전 세계에서 16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이 외에도 '토이 스토리 5',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2', 저예산 공포영화 '옵세션' 등이 흥행에 기여했다.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배급사 네온을 통해 9월 9일 미국 1500개 극장에서 개봉하며, '기생충' 이후 한국어 영화로는 미국 최대 규모로 상영됐다. 한편, '오디세이'의 경우 영화표 한 장에 1,000달러가 넘는 호가까지 등장했다. 뉴욕 AMC 링컨 스퀘어의 아이맥스 70mm 상영표가 재판매 시장에서 그만큼의 가격에 거래된 것이다. 아이맥스는 큰 화면과 전용 음향을 갖춘 상영 시스템으로, 한국의 용산 아이맥스도 잘 알려져 있다.
뉴욕 링컨 스퀘어의 아이맥스는 스크린이 가로 약 31m, 높이 23m에 달하며, 높이만 건물 7, 8층에 해당한다. 이곳은 실제 필름을 돌려 상영하는 설비까지 갖추고 있다. 놀런 감독은 '오디세이' 전체를 아이맥스 필름 카메라로 촬영했는데, 이 카메라는 한 장면을 넓은 필름 면적에 담아 거대한 화면으로 확대해도 풍경과 인물의 세부를 살리는 강점이 있다. 아이맥스에는 디지털과 필름 두 가지 상영 방식이 존재한다.
둘 다 아이맥스이지만, 필름의 세밀한 표현과 특유의 질감을 즐기려는 팬들은 필름 상영을 선호한다. '오디세이'를 이처럼 필름으로 상영하는 곳은 런던과 멜버른 등을 포함해 전 세계 수십 곳에 불과하다. 한국에는 이번 영화의 아이맥스 70mm 필름 상영관이 없다. 일부 필름 상영표는 개봉 1년 전부터 판매되기도 했다.
미국과 영국에서 '오디세이' 필름 상영표는 매진되었고, 멜버른에서는 하룻밤 사이에 1,800장이 팔려나갔다. 이는 관객들이 1년 뒤 영화를 볼 자리까지 미리 확보한 것이다. 이러한 특별관은 극장의 관객을 끌어들이고 더 비싼 표를 팔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 된다. 미국의 대표적인 영화관 체인으로는 AMC, 리갈, 시네마크 등이 있다. 이들은 한국의 CGV, 롯데시네마, 메가박스와 유사한 역할을 한다. 미국 최대 극장 사업자인 AMC는 아이맥스와 돌비 시네마 같은 특별관을 운영하고 있다.
시네마크는 큰 스크린과 강화된 음향을 갖춘 자체 특별관 'XD'를 운영한다. 극장 입장에서는 이러한 특별관이 더 비싼 가격의 티켓을 판매할 수 있는 수단이 된다. '오디세이'는 전 세계 아이맥스 상영 수입만 4억 달러를 넘겼다. 또한 극장은 자주 오는 관객을 대상으로 구독권을 판매한다. AMC의 'A-리스트'는 월 요금을 내면 주당 최대 네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상품으로, 넷플릭스처럼 영화관에서도 매달 구독료를 내는 시스템이다.
AMC는 회원을 대상으로 화요일과 수요일에 기준 티켓 요금의 절반을 할인해 준다. 알라모 드래프트 하우스 체인은 식사를 영화 관람과 결합했다. 음식과 음료를 주문하면 직원이 상영 중에도 좌석으로 가져다주는 방식이다. 영화를 보면서 식사까지 해결할 수 있어 관객 편의를 높였다. 영화가 시작하기 전 시간도 극장에는 중요한 수익원이 된다.
AMC는 예고편 등을 포함한 사전 영상이 약 25분에서 30분이라고 안내한다. 7시 표를 샀어도 본편은 7시 반쯤에 시작할 수 있는 것이다. 이 시간 동안 다음 개봉작의 예고편이나 일반 상품 광고, 극장 자체 홍보가 상영된다. AMC는 2025년 7월부터 표시된 시작 시간 이후에도 상업 광고를 최대 5분 추가로 넣기로 했다. 마지막 예고편 직전에도 별도 광고를 배치하며, 이 자리를 '플래티넘 스팟'이라고 부른다.
본편 시작에 가까운 광고 자리를 따로 만든 이유는 관객 착석률 때문이다. 너무 일찍 광고를 틀면 관객이 아직 영화관에 들어오지 않았을 수 있지만, 영화가 시작할 때쯤이면 더 많은 관객이 자리에 앉아 있다. 광고주로서는 더 많은 사람에게 광고를 보여줄 기회가 생기는 것이다. 광고회사는 이 시간을 광고주에게 팔고 극장은 광고 매출의 일부를 받는다. AMC도 처음에는 관객 반발을 걱정했으나, 리갈과 시네마크가 먼저 시행했고 관객 감소 영향이 없었다는 점을 확인한 뒤 뒤따라갔다.
관객이 본편을 기다리는 시간에도 극장은 돈을 벌고 있다. 최근 극장가의 반등은 먼저 극장에 걸리는 영화 공급이 회복된 데서 시작됐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촬영과 개봉이 막혔고, 2023년에는 할리우드 작가와 배우 파업으로 제작이 멈춰 극장에 걸릴 영화가 줄어들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러한 역경이 감소하면서 '토이 스토리', '미니언즈', '스파이더맨' 같은 대형 시리즈가 잇따라 개봉했다.
대형 시리즈가 이따라 개봉하면서 여기에 특별관의 높은 티켓 가격이 더해졌다. 흥행작이 관객을 모으고, 그 관객이 비싼 특별관을 선택하면서 매출이 더욱 커지게 된 것이다. 세계 시장에서도 기록적인 매출이 나왔다. 올해 8월 전 세계 영화 티켓 매출은 약 46억 4,500만 달러로, 역대 8월 가운데 가장 많았다. 그러나 극장이 번 돈과 극장을 찾은 사람 수는 분리해서 봐야 한다.
미국 영화관 방문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늘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보다는 약 27% 적다는 추정이다. 티켓 매출이 올랐다고 해서 관객 수까지 예전 수준으로 돌아온 것은 아니다. 흥행작 의존도 또한 매우 크다. 북미 8월 매출의 약 73%가 '스파이더맨'과 '오디세이' 단 두 편에서 나왔다. 극장 임대료와 인건비는 매달 발생하므로, 한두 편의 성공만으로는 운영이 편해지기 어렵다. 미국 영화관의 역사를 보면 손님을 모으기 위해 공간부터 바꾼 사례가 많았다.
1914년 타임스퀘어 일대에 문을 연 스트랜드 극장은 화려한 커튼과 푹신한 카펫을 갖췄다. 제복을 입은 안내원이 손님을 맞았고, 무성 영화에 맞춰 오케스트라가 연주했다. 이런 극장을 '무비 팰리스', 즉 영화 궁전이라고 불렀다. 영화 한 편을 보러 가는 일을 오페라 관람처럼 꾸민 것이다. 미국의 자동차 문화에 맞춘 극장도 등장했다.
1933년 뉴저지에 문을 연 초기 상업 자동차 극장은 차 한 대당 25센트, 사람 한 명당 25센트를 더 받았다. 1958년에는 미국 자동차 극장이 4,000곳을 넘어섰다. 차를 몰고 와서 자기 차에 앉아 영화를 보는 방식으로, 자동차가 극장의 좌석이 된 셈이다. 현재 AMC 엠파이어 25 극장도 1912년에는 배우들이 무대에서 연기하던 공연장이었다. 이후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이 되었고, 재개발을 거쳐 지금은 현대식 멀티플렉스의 입구로 사용되고 있다.
극장의 모양과 돈을 버는 방법은 계속 달라져 왔다. 지금은 아이맥스나 돌비 같은 특별관의 화면과 소리로 관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자주 오는 손님에게는 구독권을 팔고, 본편 전 광고에서도 수입을 올리고 있다. 올여름 흥행은 영화관이 여전히 큰 티켓 매출을 올릴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제 남은 과제는 대작 몇 편에 몰린 관객을 다음 영화로 이어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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