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들린 아기 울음소리를 찾아 마을을 헤매다
마을 어르신들이 17년 만의 아기 소식에 들떠 있다. 취재진이 '여기에 17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났다는 집을 찾는다'고 말하자 어르신이 '얘 아기가 17년 만에'라며 반긴다.
17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난 전북 김제의 4칸집 — 빈집을 고친 젊은 부부가 얻은 것은 집만이 아니었다
마을 어르신들이 17년 만의 아기 소식에 들떠 있다. 취재진이 '여기에 17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났다는 집을 찾는다'고 말하자 어르신이 '얘 아기가 17년 만에'라며 반긴다.
17년 만에 아기 울음소리가 난 집의 주인은 은우 아빠 최수현 씨와 엄마 이지은 씨다. 두 사람은 서울에서 전북 김제까지 내려와 서까래가 남은 시골집을 고쳐 살고 있다.
어르신들이 '큰일 하셨다'고 하자 부부는 오히려 자기들이 받는 것이 더 많다는 쪽으로 답했다. 동네 어르신들의 관심과 돌봄이 그만큼 집중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집은 3년 넘게 비어 있던 폐가 상태였고, 서울 토박이인 아내 눈에는 아궁이부터 낯설었다.
대문을 열고 들어온 때가 겨울이었는데 빛이 들어와 있어 너무 따뜻했다. 수현 씨는 집 자체가 아니라 마당 자체가 첫 느낌부터 좋았다고 말한다.
그 판단은 '이 집이 좀 잘 지어진 것 같다'는 쪽으로 이어졌다. 한겨울 마당의 빛과 온도가 폐가를 사기로 한 이유가 된 셈이다.
출연자는 이 집이 '4칸집'이라며 툇마루는 이해가 되는데 실내 툇마루가 특이하다고 짚는다. 보통 마루는 지면에서 떠 있는데 이 집은 밑이 다 막혀 있다.
어르신들이 넓게 쓰고 싶어서 그렇게 한 것 같다는 추정이 나오고, 온도를 깔면서 사연이 생겼을 것 같다는 관측으로 이어진다.
지붕이 집배 지붕이 아니라 팔작지붕이라고 짚는다. 평야가 넓으니 만석꾼 집이었으려나 하는 추측이 나온다.
70~80년대에 목재 창호를 많이 썼지만 세 칸으로 나눈 창문은 거의 처음 봤다는 반응이 나온다. 창문 장식도 특이하다는 평이 붙는다.
한쪽으로 몰아서 열면 가운데가 딱 보이는 구조가 매력적이라고 평한다. 이 세 칸 목창호는 아내 지은 씨가 꼭 살리고 싶었던 추억이다.
처음에는 천장이 막혀 있었다. 수현 씨는 어릴 때 시골집에서 살았던 기억이 있어 집을 계약하고 바로 쇠지렛대를 들고 서까래가 살았나 안 살았나부터 뜯어봤다.
툇마루 복도를 지나 거실로 이어지고, 거실 천장에는 당시의 기쁨을 보여주듯 상량문이 자리 잡고 있다. 철거에 손이 떨렸다는 샌딩 작업까지 수현 씨가 직접 했다.
친구들이 아파트가 몇억 올랐다 하는 얘기를 많이 하지만, 수현 씨는 '나는 90년 된 집 살아, 약간 역사 있는 집 살아'라고 말한다.
아내도 한옥은 아니었지만 아궁이가 있는 집에서 사진 찍은 기억이 있다고 한다. 이 대화는 '사람은 추억을 먹고 산다'는 말로 정리된다.
수현 씨가 아버지 사진을 보여주며 '저희 아버지 사진'이라고 소개한다. 수현 씨와 꼭 닮았다는 말이 나온다. 결혼하고 아내가 아버지 제사를 지내겠다고 해서 지금까지 계속 지내오고 있다.
아기가 계속 안 생겨서 스트레스도 많고 힘든 시기가 있었다. 김제로 내려오게 되고 아내가 아버지 제사를 지내게 된 뒤, 1년 만에 은우가 생겼다.
지은 씨는 이를 두고 '제 마음을 알아 주셨는지'라고 표현한다. 어렵게 얻었으니 얼마나 귀했겠냐는 말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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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고치면서 훌륭한 집을 얻었고 가족도 얻었다고 정리한다. 은우가 태어난 것이 '너무 신기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수현 씨는 '제가 아버지라고 볼 수 있는 또 존재도 이 집을 통해서 얻었다'고 말한다. '아버지라고 부를 수 있는 존재를 얻었다'는 말의 의미는 이어지는 부엌 장면에서 확인된다.
아일랜드 주방이 디귿자로 되어 있어 굉장히 드물게 보인다고 언급된다. 천장이 낮아 상부장을 달 수 없어 디귿자로 수납을 많이 넣는 방식으로 만들었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쪽은 아버지가 시공을 해 주셨다고 밝힌다.
너무 낮으니까 상부장을 못 달아요. 그러면 디귿자로 해가지고 수납을 많이 넣을 수 있게끔 해서 만들어 보자 이랬는데
예전에는 '핑퐁'이 아니라 '핑독 뽕독' 같은 관계였다고 표현한다. 지금은 아버지가 이런저런 얘기를 해 주시고 보통 아버지와 자식 같은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한다.
'결정적으로 더 가까워진 게 이 집 때문'이라는 데 두 사람이 동의한다. '전에 그런 마음은 있었지만 내색 못 했던 걸 여기서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한다.
사위가 어렸을 때 어렵게 자랐다는 얘기를 나중에 들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못마땅한 점도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우리 딸이 일단 귀하니까'라고 말한다.
얘기를 나눠 보니 착하고 성실하고 부지런한 점이 좋았다고 한다. 무엇보다 딸을 너무 사랑하는 점을 보고 마음을 열고 받아줬다고 말한다.
싱크대 높이도 수현 씨 키에 맞춰줬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어 '아버지 없는 사람은 서로 살겠나'라는 말이 나온다.
마당의 소나무를 '은우나무'라고 부른다. 마을 이장님이 은우 태어난 기념으로 식재해 줬다고 한다.
비싼 소나무를 직접 골사기까지 끌고 와서 심어 줬다고 언급된다. '우리 은우가 이 동네 거의 손자봉동'이라는 표현이 나오고, 기다리고 기다렸던 큰 선물이라는 반응이 붙는다.
수현 씨가 서까래 아궁이 집에 살았던 시절이 지금 은우 나이 때였다고 언급한다. 바람은 '아버지가 물려준 곳에서 은우가 또 아버지가 돼서 또 아이 본인의 아이에게 이 공간을 줄 수 있는' 대물림이다.
그러면서 '이어지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말한다. 세상에 나가서 살다 힘들고 외로운 날 다시 돌아오고 싶은 마음의 고향이라는 표현이 뒤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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