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미국 국채 매도로 직결되지 않는다
엔 캐리 자금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되어 있어 특정 자산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한국 모두 재정 적자 확대, 국채 공급 증가, 수요 약화로 구조적 고금리 심화.
엔 캐리 자금은 주식, 채권, 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되어 있어 특정 자산군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글로벌 금융 시장에서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경우, 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미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2024년 8월에는 미국 경기 침체와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이 겹쳐 시장에 큰 충격을 주었지만, 현재 상황은 다르다. 일본은행(BOJ)의 9월 금리 인상은 시장에 이미 충분히 알려진 재료로, 투자자들은 이를 미리 반영하고 움직인다. 시장에 알려진 정보와 그렇지 않은 정보가 금융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며, 현재는 BOJ의 정책이 예상 범주 내에 있어 과거와 같은 급격한 시장 변동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의 재정 적자 폭이 커지면서 국채 발행량이 증가하고, 동시에 국채를 매수할 주체가 약화되면서 투자자들이 더 높은 위험 보상(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연준의 금리 정책만으로는 장기 금리 상승을 억제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를 드러낸다. 이러한 재정 건전성 문제는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금리 추세에 영향을 미칠 주요 변수로 자리 잡고 있다.
연준의 통화정책도 물론 중요하지만 거기다가 새로운 프리미엄이 하나 더 붙기 시작했죠. 뭐냐면 재정이에요.
과거 연준이 양적 완화(QE) 정책을 펼치던 시기에는 연준이 대규모 국채 매입을 통해 시장의 주요 수요처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2024년과 2025년을 거쳐 연준이 양적 긴축(QT) 정책으로 전환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연준이 국채 매입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민간 투자자들이 그 수요를 대체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되었고, 이는 결국 국채의 기간 프리미엄을 지속적으로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의 재정 적자가 당초 예상치인 1.9조 달러를 넘어 2조 달러 이상으로 전망되면서 국채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적자가 늘어난다는 것은 정부가 채권 발행을 더 많이 할 수밖에 없음을 의미한다. 지속되는 전쟁과 높은 이자 비용이 재정 부담을 가중시키는 가운데, 늘어나는 국채 공급을 흡수할 수요가 부족하여 장기물 금리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국 국채의 주요 투자 주체가 과거 중앙은행(중국, 일본, 연준)에서 민간 부문으로 크게 변화했다. 현재는 헤지펀드 투자자 비중이 60%를 넘어섰으며, 해외 민간자금, MMF, 은행, 보험, 연기금, 스테이블 코인 등이 주요 매수자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민간 투자자들은 중앙은행과 달리 가격에 매우 민감하며, 지속적으로 더 높은 프리미엄을 요구하여 장기 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일본 기관 투자자들에게 미국 국채의 투자 매력은 단순한 금리 수준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환율 변동에 대한 리스크와 환헤지 비용까지 고려했을 때, 일본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굳이 높은 헤지 비용을 감수하면서 미국 국채를 매수할 유인이 줄어든다. 이는 일본이 미국 국채를 전량 매도하기보다는 전체 보유 비중을 점진적으로 축소할 가능성을 시사하며, 미국 국채 시장에 추가적인 수요 약화 요인이 될 수 있다.
미국 재무부의 국채 바이백(환매)은 실효성 면에서 한계를 지닌다. 바이백은 재무부가 신규 국채를 발행하여 그 재원으로 기존 국채를 매입하는 구조이므로, 사실상 '카드 돌려막기'와 같다. 발행 주체가 채권을 발행하는 동시에 인기 없는 채권을 사들이려면 결국 또 다른 채권을 발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는 국채 발행 시점을 조절하는 효과는 있을지언정, 전쟁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시장 불신 속에서 총 국채 발행량 증가라는 구조적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
미국 재무부의 추가적인 국채 바이백 규모는 분기당 약 140억 달러로 추정되며, 이는 전체 국채 시장 규모 32조 달러 대비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 20년에서 30년 만기 장기물 국채 잔액이 현재 5.5조 달러임을 감안할 때, 바이백 전량을 장기물에 투입한다 해도 전체 발행 비중의 0.25%에 불과하다. 이처럼 작은 규모로는 시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기 어려워 연준의 개입 없이는 바이백 효과가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연준 내부에서도 제롬 파월 의장과 달리 케빈 워시 이사 등 일부는 양적 완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어 향후 연준의 역할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존한다.
과거 수년간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뉘앙스만으로 금리가 조절되던 행태는 2024년부터 변화했다. 2025년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를 인하했음에도 불구하고, 장기물 금리는 오히려 반대로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기존의 기간 프리미엄만 반영하면 금리가 내려가야 하는 정상적인 상황과 대조된다. 재정 리스크, 정책 불확실성, 국채 수급 불균형 등 구조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금리 하락을 지연시키고 있으며, 중앙은행의 통제력을 벗어난 '구조적 고금리' 상황이 심화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앞으로 금리가 중앙은행의 기준금리뿐만 아니라 정부 재정, 국채 수급, 전쟁 및 물가 불안, 투자자 신뢰 등 다양한 비통화정책적 요인에 더 크게 좌우될 가능성을 높인다.
최근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채권 시장에서 5년 이하의 단기 채권에 집중적으로 매집하고 있다. 반면 10년, 20년, 30년 등 만기가 긴 초장기 채권에 대해서는 비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난다. 이는 장기 채권의 높은 리스크를 회피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되며, 다가오는 내년 국채 발행 공급량 증가에 비해 수요가 부족할 것이라는 우려를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동안 장기 채권 발행 비중이 약 35%에 달했지만, 내년부터 중기적으로 채권 발행 만기를 줄여나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이는 보험사 등 주요 장기 채권 매수자들의 수요 변화를 반영하고, 장기물 금리 상승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5%를 넘어설 경우 시장에 큰 충격이 올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으나, 실제로 4.5%를 넘고 5%를 상회했음에도 단기적인 시장 붕괴 현상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단기간 내에 경제가 즉시 무너지는 모습을 보기는 어렵다는 판단을 뒷받침한다. 그러나 이러한 높은 금리 수준이 장기간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조달 금리 상승으로 인한 부담이 커지면서 기업의 옥석 가리기가 심화되고, 결국 실물 경제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 국채 10년 기준으로 변곡점이 5%다, 4.5%다 이런 얘기들이 나왔었는데 사실상 4.5를 넘었는데도 별 문제가 없어요. 5%가 넘는다고 해도 당장 뭔가 망하는 모습들을 단기간에 보기는 어려워요. 장기간 지속이 됐을 때는 그때부터는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겠죠.
장기채 투자는 금리 변동에 따른 가격 위험이 매우 크다. 듀레이션 효과로 인해 30년 만기 채권의 경우 금리가 50bp(0.5%p)만 상승해도 채권 가격이 8% 하락할 수 있으며, 100bp(1%p) 상승 시에는 16%의 손실이 발생한다. 현재 30년물 금리가 5%로 높아 보여도, 금리가 추가 상승할 가능성을 고려할 때 자본 차익을 목적으로 한 장기채 투자는 높은 변동성을 내포한다. 따라서 현시점에서는 보수적으로 3년 이하의 단기채권 투자가 캐리(이자수익)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매력적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올해 하반기에는 단기 채권 위주로 투자하는 것이 유리하다. 내년 상반기에는 금리가 급등하는 시기마다 장기 채권을 분할 매수하는 전략을 고려해 볼 수 있다. 김명실 연구위원은 내년 정도에는 전쟁 관련 리스크가 봉합되고 물가 안정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며, 그때부터는 장기채에 대한 투자 매력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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