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오일 원료 '기유' 가격 폭등, 시장에 큰 파장
원본 영상 0:33엔진 오일의 핵심 원료인 기유(베이스 오일) 가격이 최근 폭등하여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외 엔진 오일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며, 미국에서는 엔진 오일의 평균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성능 엔진에 사용되는 고급 기유의 품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기유 가격 폭등과 공급망 붕괴 속 한국 정유사들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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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진 오일의 핵심 원료인 기유(베이스 오일) 가격이 최근 폭등하여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외 엔진 오일 가격이 크게 상승했으며, 미국에서는 엔진 오일의 평균 가격이 연초 대비 20% 이상 급등하는 현상이 나타났습니다. 특히 고성능 엔진에 사용되는 고급 기유의 품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2026년 들어 기유 가격은 톤당 4,000달러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올해 연초 대비 두세 배 이상 뛰어오른 가격대입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의 가격 상승폭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급격한 가격 상승은 기유 생산 시설의 문제와 더불어 글로벌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한 복합적인 요인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페트롤리엄 트랜스 회장인 톰 글랜은 47년간 이 업계에 몸담았지만 이처럼 기유 가격이 폭등한 일은 처음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현재 기유 시장이 전례 없는 위기 상황에 직면했음을 시사하며,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선 구조적인 문제임을 강조합니다.
중동의 라스라판 단지에 위치한 다국적 기업 쉘의 기유 생산 설비인 펄 GTL 공장이 중동 전쟁 당시 파괴되었습니다. 펄 GTL은 천연가스를 분해하고 재조립하여 액체 기름을 만드는 시설로, 이곳의 파괴는 글로벌 기유 공급망에 심각한 타격을 주었습니다. 이 사건은 현재의 기유 대란을 촉발한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쉘 측은 펄 GTL 공장이 완전히 복구되기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적어도 내년 3월까지는 정상적인 기유 생산이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로 인해 글로벌 기유 공급 부족 현상은 장기화될 전망입니다.
카타르의 펄 GTL 공장 외에도 아랍에미리트와 바레인에 있는 주요 기유 생산 시설들도 동시에 공격을 받았습니다. 이들 국가들은 불가항력(Force Majeure)을 선언하며 생산 차질을 공식화했습니다. 이는 중동 지역의 주요 기유 생산국들이 동시에 기능 정지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공급망 붕괴를 가속화하는 원인이 되었습니다.
미국은 원료 수입의 약 절반 가량을 페르시아만의 세 국가(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에서 들여오고 있습니다. 유럽의 경우 의존도가 더욱 높아 70% 이상을 중동 지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높은 중동 의존도는 현재의 공급망 위기를 더욱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기유는 원유(크루드 오일)를 끓여 휘발유, 등유, 경유 등의 원료를 뽑아낸 후 바닥에 남는 찐득하고 새까만 찌꺼기 기름에서 추출됩니다. 이 찌꺼기 기름을 별도 설비에서 불순물을 제거하는 정제 과정을 거치면 맑고 투명한 기름으로 변모합니다. 이러한 정제 과정을 통해 기유는 엔진 오일의 기본이 되는 깨끗한 베이스 오일로 거듭나게 됩니다.
정제된 기유에 산화 방지제, 마모 방지제 등의 첨가제를 약 10% 정도 혼합하면 윤활유가 만들어집니다. 이 윤활유를 자동차용으로 특화하여 만들면 우리가 흔히 아는 엔진 오일이 됩니다. 따라서 기유는 엔진 오일의 성능과 품질을 결정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료입니다.
기유는 황 함량, 포화도, 점도 등의 기준에 따라 등급이 나뉩니다. 황 함량은 적을수록 깨끗한 기름을 의미하며, 포화도는 높을수록 좋습니다. 점도 지수는 온도 변화에 따른 오일의 끈끈한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엔진 성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기준들은 기유의 품질과 사용 목적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기유는 필터링 방식과 정제 수준에 따라 그룹 1, 그룹 2, 그룹 3로 분류됩니다. 그룹 1은 한 번만 필터링한 평범한 수돗물과 같고, 그룹 2는 수소 필터를 사용하여 정제한 수준입니다. 반면 그룹 3는 최고급 필터로 걸러낸 후 초고압에서 분자 구조까지 다시 조립한 프리미엄 생수와 같다고 비유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그룹 3 기유는 고도의 정제 과정을 거쳐 높은 품질을 자랑합니다.
그룹 4 기유는 '파워'라고도 불리며, 100% 화학적으로 합성하여 만드는 완전 최고급 기유입니다. 주로 슈퍼카나 스포츠카 등 고성능 차량에 사용될 정도로 높은 품질과 성능을 자랑합니다. 그룹 4 기유는 극심한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하며 엔진 보호에 탁월한 효과를 제공합니다.
그룹 3 기유는 생산을 위해 수조 원이 드는 첨단 정제 설비가 필요하여 진입장벽이 매우 높습니다. 전 세계 물량의 30%를 책임지던 카타르 GTL 설비와 중동 지역의 다른 주요 설비들이 가동을 멈추면서 그룹 3 기유의 공급망이 붕괴되었습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계에 큰 타격을 주며, 고품질 엔진오일 수급에 비상이 걸리게 된 주요 원인입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이 엔진오일 위기로 인해 비상에 걸렸습니다. 폭스바겐, 스텔란티스, 도요타 등 주요 자동차 회사들은 신차 출고 시 필요한 초도 충전용 엔진오일(퍼스트필)을 구하기 어려워 쩔쩔매고 있습니다. 이는 생산 공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신차 출고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입니다.
미국 석유협회(API)는 엔진오일 부족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엔진오일 인증 제도에 대한 기준을 느슨하게 하는 긴급 임시 인증을 발동했습니다. 이는 품질 기준을 일시적으로 완화하고, 생산지나 브랜드를 섞어도 허용하는 조치입니다. 이러한 결정은 현재의 심각한 공급 부족 상황을 반영하는 것으로, 엔진오일 수급 안정을 위한 비상 대책의 일환입니다.
엔진오일 부족 현상으로 각국에서는 비상조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도요타와 닛산은 딜러마다 엔진오일 물량을 할당하고 있으며, 일본 정부는 사재기를 경고하며 시장 개입에 나섰습니다. 스텔란티스 자동차는 일부 지역에서 엔진오일 교체 서비스를 임시 중단한다는 공지를 띄우는 등,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들이 심각한 수급난을 겪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나라 역시 지난 3월과 4월에 엔진오일 부족 현상을 겪었지만, 현재는 품귀 현상까지는 아닙니다. 그러나 가격은 가파르게 상승했습니다. 이는 국내 정유사들이 고품질의 그룹 3 기유 생산 능력을 갖추고 있어 중동발 공급망 위기 속에서 반사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한국은 세계 그룹 3 기유 시장의 약 절반을 공급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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