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펀드의 기술주 기피, 시장 외면으로 이어져
Jump to 16:211998년 말부터 타이거 펀드인 재규어 펀드에서는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대응하여 1999년 10월, 펀드는 환매 통지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며 자금 유출 속도를 늦추려 했다. 타이거 펀드는 올드 경제 가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기술주 상승장에서 소외되었고, 이는 투자자들의 환매 압력으로 이어졌다.
헤지펀드가 버블인 것을 알면서도 기술주에 투자하는 이유와 개인 투자자의 대응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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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말부터 타이거 펀드인 재규어 펀드에서는 지속적인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이에 대응하여 1999년 10월, 펀드는 환매 통지 기간을 기존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며 자금 유출 속도를 늦추려 했다. 타이거 펀드는 올드 경제 가치주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유지하며 당시 시장을 주도하던 기술주 상승장에서 소외되었고, 이는 투자자들의 환매 압력으로 이어졌다.
타이거 펀드는 닷컴 버블의 정점 직후인 2000년 3월 30일 청산을 발표했다. 이는 나스닥 시장이 정점을 찍었던 3월 10일로부터 불과 20일 만의 결정이었다. 이 사례는 시장의 펀더멘탈에 대한 올바른 판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환매 압력을 견디며 해당 판단을 끝까지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문제인지를 시사한다.
소로스 진영의 퀀텀 펀드는 1999년 3분기 기술주 비중을 20% 미만에서 60%로 대폭 확대하며 시장의 기술주 상승 추세에 편승했다. 그러나 이후 기술주 하락 국면에서 재규어 펀드보다 더 깊은 자금 유출을 경험했다. 이는 시장의 추세에 반대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 얼마나 큰 비용을 초래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로 해석된다.
스탠리 드러켄밀러는 1999년 봄 시장 과열을 판단하고 공매도를 시도했으나 6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2000년 1월 포지션을 정리했지만, 기술주 추세가 꺾이지 않는 상황에서 조바심을 이기지 못하고 3월에 재진입했다가 결국 30억 달러의 막대한 손실을 봤다. 이는 버블 시장에서 잘못된 타이밍의 저항과 조바심이 큰 대가를 치르게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그렇게 재진입했다가 요때가 아까 전에 고점이었죠. 요 고점 매수를 하는 바람에 30억 달러의 손실을 받습니다.
개별 기관 투자자가 시장의 거대한 추세를 단독으로 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더욱이 기관 투자자들은 타인의 자금을 운용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수익률이 저조할 경우 투자자들의 환매 압박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시장의 추세를 따라가는 것이 개별 펀드 매니저들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경향이 있다. 모든 기관이 서로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추세에 편승하게 되는 집단 행동이 나타나는 것이다.
주식 시장은 내가 생각하는 좋은 종목보다 다른 투자자들이 선택할 종목을 예측하는 '미인 대회'와 같다는 케인즈의 비유가 버블 국면에 적용될 수 있다. 즉, 펀더멘탈 가치보다 남들이 더 높게 평가할 주가를 맞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헤지펀드들은 뒤늦게 추세를 따라 들어오는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을 이용하여 초과 수익을 창출하려 한다. 이는 추세 반전 시점에서 기관의 대규모 매도와 개인의 가속화된 매수가 동시에 발생할 가능성에 대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기관이나 거장들의 매수가 반드시 해당 종목에 대한 확신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더 비싼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줄 다음 투자자, 즉 '호구'가 아직 남아있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일 수 있다. 따라서 단순히 스마트 머니를 추종하는 것보다는 추세의 정점 이전에 보유량을 적절히 조절하는 출구 전략이 투자 성공의 핵심이 된다.
최근 분석에 따르면, 헤지펀드의 AI 및 기술주 노출도는 올해 5월 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 상위 10대 종목 핵심 50개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결과, 2분기 공시 기준으로 헤지펀드는 뮤추얼 펀드보다 AI 테마에 훨씬 더 무겁게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월 헤지펀드 바스켓의 상대 성과 부진에도 불구하고, 골드만삭스 데스크는 이를 헤지펀드들의 확신 상실이 아닌, 단순히 트레이드 과밀이 해소된 것으로 평가했다. 현재 지수가 신고점 근처로 복귀한 상황은 닷컴 버블 당시와는 다른 양상이라는 분석도 함께 제시됐다.
1999년 닷컴 버블 당시 최종 매수자를 주로 개인 투자자로 묶을 수 있었던 것과 달리, 현재 시장의 수요 기반은 훨씬 더 복잡하다. 시가총액을 기계적으로 추종하는 패시브 자금의 규모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으며, 이는 밸류에이션과 무관하게 시장을 움직이는 경향이 있다. 또한, 액티브 자금, 옵션 딜러의 헤지, 기한 리밸런싱, 그리고 비상장 AI 자금 등이 동시에 작용하여 시장의 움직임을 예측하기 어렵게 만든다.
현재 AI 익스포저의 상당 부분이 엔트로픽과 같은 비상장 기업에 존재하며, 옵션이나 파생상품을 통한 노출은 더욱 외부에서 파악하기 어렵다. 이처럼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의 투자가 확대되면서, 스마트 머니들이 어떤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지 명확하게 인지하기가 매우 어려워졌다. 이는 단순히 추세 추종만으로는 성공적인 투자를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숏 배팅은 본질적으로 소수 포지션이 될 수밖에 없어 불리한 측면이 있다. 이때 투자자들이 빠지기 쉬운 유혹은 '나만이 진실을 알고 있다'는 도취감이다. 시장 전체가 버블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지만 자신만이 팩트를 직시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자의식 과잉 상태에 빠질 수 있다. 마이클 버리와 같은 숏 성공 사례는 이러한 도취감을 더욱 부추길 수 있지만, 주식 시장은 장기적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으로 인해 우상향하는 경향이 있다. 숏 타이밍을 잘못 잡을 경우, 시간이 길어질수록 롱 포지션에 비해 불리해지므로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기관이나 큰손들이 특정 종목을 매수했다고 해서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이들의 매수는 단순히 더 비싸게 주식을 받아줄 다음 투자자가 있다는 판단에 기반한 것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다수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 시점만 고려하고 출구 전략을 명확히 세우지 않는 경향이 있다. 투자의 시작보다 '내 가설이 틀렸을 때 무엇을 할 것인가'에 대한 계획이 훨씬 중요하다.
시장이 버블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근거에 기반한 의사결정이다. 매수할 때의 근거, 혹은 매도할 때의 근거를 명확히 세워야 한다. 근거에 기반하여 의사결정을 하면, 투자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 근거가 여전히 유효한지 확인할 수 있다. 만약 근거가 훼손되었다면 손절하거나 포트폴리오를 조정하는 등 합리적인 다음 단계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근거 없이 투자를 시작하면 이후 단계마다 적절한 대응을 하기가 매우 어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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