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의 인사로 강연이 시작됐다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무대에 올라 청중에게 인사했다. 그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열었다.
그는 클래식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놀라운 어린 학생들의 음악을 들을 때가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파가니니를 완벽히 연주한 학생, 보스턴 여성 쉼터의 눈물, 루틴과 두려움에 대한 이야기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가 무대에 올라 청중에게 인사했다. 그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바이올리니스트 대니 구입니다. 반갑습니다."라고 말하며 강연을 열었다.
그는 클래식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놀라운 어린 학생들의 음악을 들을 때가 있다고 이야기를 꺼냈다.
대니 구는 한 번은 파가니니의 곡을 연주하는 학생을 만났다고 소개했다. 파가니니는 클래식 음악에서 연주가 매우 어려운 곡으로 유명한 작곡가다. 학생은 그 어려운 작품을 연주하고 있었다.
그는 "기술적으로, 테크닉적으로 제가 흠잡을 데가 없었어요. 근데 이상하게 제가 이 친구 연주를 들으면서 뭔가 마음이 너무나 불편한 거예요."라고 말했다. 연주는 훌륭했지만, 학생이 흔들릴 때마다 표정이 좋다가 갑자기 굳는 모습이 보였다고 한다. 틀리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느껴졌다는 것이다.
대니 구는 학생에게 바이올린을 피아노 위에 내려놓고 이야기를 건넸다고 밝혔다. 그는 "너보다, 나보다 기술적으로 훨씬 더 훌륭한 사람들이 이 세상에 너무나 많아"라고 말했다. 다소 충격적인 말일 수 있지만, 그가 하고 싶었던 진짜 말은 그다음에 이어졌다.
그가 던진 질문은 "그러면 사람들이 너의 음악을 들을 때, 나의 음악을 들을 때 뭘 듣고 싶은 거야? 왜 들으러 오는 걸까?"였다. 그는 이 질문이 학생에게도, 자기 자신에게도 해당하는 질문이었다고 말했다. 자신도 한때 틀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스케일과 음정만 주구장창 연습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고백했다. 긴 연주 경력을 거치며 배운 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게 꼭 테크닉은 아니더라"는 점이었다. 음 하나가 조금 틀리거나 흔들리고, 생각보다 음정이 낮을 수도 있지만, 그런 음들이 오히려 사람을 더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대니 구는 강연에서 첫 번째 이야기로 보스턴에 살던 시절의 경험을 꺼냈다. 그곳에는 'Women's lunch place'라는 여성 쉼터가 있었는데, 살기 어렵고 식사할 곳을 걱정하며 하루하루를 버티기 힘든 여성들이 와서 쉬는 곳이었다. 그는 이곳에서 6년 동안 시리즈 공연을 기획했다.
뉴잉글랜드 음악원의 학생이나 교수들을 매달 모집해 재능 기부 공연을 이어갔지만, 재능 기부를 하겠다는 사람을 늘 구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그는 대타로 직접 연주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처음 이곳에서 연주했던 날은 아주 추운 겨울이었다. 쉼터 안은 문이 계속 열리는 소리, 욕설하는 소리, 밥 먹는 소리로 매우 시끄럽고 정신이 없었다. 그는 "여기서 내가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 있는 사람들이 하루하루 버티는 게 힘든 사람들인데, 내가 이 음정을 조금 더 완벽하게 해서 이걸 조금 틀렸다고 이런 거에 과연 신경을 쓸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날 그는 "곁에 없는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며 이 음악을 들어달라"고 청한 뒤 'Danny Boy'를 짧게 연주했다. 영어를 모르는 청중을 위해 그 뜻을 우리말로 풀어 말하기도 했다.
연주가 끝난 뒤 에이미라는 이름의 여성이 펑펑 울며 그에게 다가와 그를 붙잡았다. 에이미는 작년에 친오빠가 사고로 세상을 떠났고, 살아가는 것이 너무 힘들어 그 슬픔을 감당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오늘 이 데니보이를 들으면서 내 오빠를 생각하니 눈물이 멈추지 않는다"고 말했다. 대니 구는 그 말을 들으며 이 일을 기억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니 구는 음악가는 항상 연습을 해야 하지만, 그 순간순간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에이미에게 그 순간 필요했던 것은 완벽한 음정이 아니라 "나는 당신 옆에 있어요"라는 마음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청중에게 "여러분도 다 다른 삶에서 왔잖아요"라고 말했다. 어떤 사람은 회사에서 부장에게 혼나고 왔고, 어떤 사람은 어제 아이를 키우느라 잠도 못 자고 왔으며, 지하철을 타고 온 사람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다양한 삶에서 온 사람들이 같은 음악을 들으며 자기만의 이야기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것, 그것이 음악가가 세워야 할 진짜 목표가 아닐까 하고 그는 말했다.
대니 구는 많은 사람들이 완벽한 실력을 갖춘 뒤에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완벽한 준비가 되고 나서야 이제 진짜 시작해 봐야겠다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에 있는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을 언급하며 교포로서 그 말이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일단 완벽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준비만 하기보다 바로 시작하면 어떨지 제안한 것이다.
대니 구는 지금은 AI 시대여서 기술을 통해 더 완벽해지고, 더 정확해지고, 더 빨라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사람에게 더 필요한 것은 진솔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무엇을 함께 느꼈는지, 그리고 그것을 누구와 어떻게 나누며 살아가는지를 고민해야 할 시대가 왔다는 것이다.
그는 무언가를 시작할 때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말라고 권했다. 완벽해진 다음에야 진심을 보여 주는 것이 아니며, 진심을 보여 줄수록 우리는 조금씩 더 나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그가 말한 두 번째 이야기로 넘어가는 지점이었다.
대니 구는 두 번째로 배운 것으로 영감보다 루틴을 믿으라고 말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루틴맨'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별명을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사람들은 그에게 어떻게 항상 에너지가 많은지, 늘 행복해 보이는지 묻곤 하지만 그도 매일 즐겁지는 않다고 털어놓았다. 연습하기 싫은 날이 훨씬 많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아침에 일어나 누워 있고 싶은 날도 많다는 것이다.
그는 영감이 있을 때만 악기를 꺼냈다면 한 달에 두 번밖에 연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영감보다 루틴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의 루틴은 아침에 일어나 바이올린 케이스를 열고 스케일을 조금 한 뒤, 매일 하는 복싱을 하고 돌아와 다시 연습하는 것이다. 솔직히 매일이 재미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지루한 시간이 쌓여 어느 순간 무대 위에서 더 자유로운 모습을 보게 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그는 복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프로 파이터가 될 생각은 없어 스파링을 자주 하지는 못하지만, 가끔 형들이 올라오면 스파링을 한다고 했다. 맞으면 "여기서 맞아서 안 되겠다"라고 생각하기보다, "오케이, 다시 정신 차리고 자세를 잡고 다시 해 보자"는 마음을 가지려 한다고 말했다.
대니 구는 인생도 스파링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우리는 살면서 계속 맞고, 실패하기도 하고 거절당할 때도 많다. 그럴 때 우리는 흔히 "나에게 문제가 있나? 내가 왜 이것밖에 안 되지?"라고 스스로를 탓한다.
그는 그럴 때 필요한 것은 대단한 답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냥 다시 일어나는 것, 다시 바이올린 케이스를 여는 것, 다시 운동화를 씻는 것, 그리고 오늘 할 일을 다시 하는 것이다. 시작하면 항상 벽이 있고 넘어야 할 산이 있다며 그는 강남에 살면서 산이 너무 많다는 농담으로 인생을 빗대기도 했다. 우리를 계속 나아가게 하는 것은 작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엄청난 영감을 기다리기보다 아주 작은 것부터 시작해 보라는 것이다. 그는 책을 많이 사 두고 몇 권만 읽는 자신을 예로 들며, 하루에 한 페이지씩이라도 읽고, 운동하기 싫은 날에도 운동화를 신고 밖에 나가 보는 작은 행동이 쌓이면 어느 순간 더 멋진 곳에 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로 배운 것은 두려움이 없어질 때까지 기다리면 정말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2016년에 처음으로 한국 활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은 2026년으로 그 활동이 10주년이 된다고 했다. 미국에서 활동하던 중 한국의 한 신년 음악회에 초대를 받아 예술의전당 무대에 처음 서게 됐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한국어가 서툴렀다. 존댓말도 할 줄 몰랐고, 엄마 아빠에게 배운 애교 섞인 한국말만 알고 있었다고 한다. 자신의 교포다운 모습과 연주를 한국 관객이 받아 줄지 걱정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때의 질문은 "과연 잘할 수 있을까?"였다고 말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큰 변화가 있었을 때 대부분 자신이 100% 잘할 수 있다고 확신했던 때가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두려움 속에서 배움이 가장 컸다는 것이다. 그는 이를 "두려움의 반대쪽엔 우리의 제일 큰 배움이 있다"는 말로 정리했다. 그는 이 말이 자신이 좋아하는 미국 명언이라고 덧붙였다.
대니 구는 한국에서 활동하며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한 가지 길만 가는 대신 여러 활동을 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했고, 부모님과 함께 방송을 찍는 프로그램도 했으며, PTV 방송에도 출연했다. 재즈 음악도 연주했고, 아이들을 위한 콘텐츠와 음악도 열심히 해 왔다고 밝혔다.
그는 이런 선택을 할 때마다 모두가 지지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클래식 쪽에서는 클래식 바이올리니스트가 왜 이런 것을 하느냐는 시선이 많았다고 한다. 그러나 10년을 지나며 그는 자신만의 길을 걷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자부심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악은 모든 장소와 모든 사람을 위한 것이며, 음악이 중요한 것은 그 안에 어떤 마음을 담느냐라고 그는 강조했다.
대니 구는 청중에게 질문을 던졌다. 회사를 그만두고 하고 싶은 일을 해 보고 싶을 때, 오랫동안 미뤄 둔 공부를 다시 하고 싶을 때, 새로운 사람을 만나거나 좋아하는 일을 세상에 펼치고 싶을 때, 내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싶을 때가 있다고 했다.
그러나 대부분은 조금만 더 준비되고 조금만 더 확신이 생기면, 실패하지 않을 것 같을 때 그때 하겠다고 생각한다고 그는 말했다. 그는 두려움이 없어져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두려움을 안고 한 걸음 한 걸음 걷는 것이 진짜 멋있고, 더 멋지게 성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대니 구는 너무 늦었다고 느끼는 순간이나 충분히 잘하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습이 매일 똑같은 수학 문제를 푸는 것과 비슷하다고 비유했다. 이틀, 사흘 같은 것을 연습해도 진전이 없을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내가 뭐가 문제 있지? 왜 똑같은 데서 발걸음을 하고 있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런 두려움과 계속 싸우며 연습을 이어 가다 보면, 어느 날 자고 일어나 보니 어느새 한 단계 올라와 있는 것을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이렇게 조금씩 성장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대니 구는 열여덟 살에 바이올린을 전공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클래식 쪽에서는 거의 할아버지가 바이올린을 시작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 만큼 늦은 나이였다. 학교에 가 보니 세, 네 살부터 바이올린을 배운 전공생들이 이미 있었고, 1학년인데도 콩쿠르를 휩쓴 학생들도 있었다.
그는 그때 "내가 이걸 따라잡을 수 있을까? 내가 여기서 함께해도 되는 걸까?"라는 두려움과 민망함, 열등감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남들보다 늦게 시작했으니 더 많이 연습했고, 그만큼 남들보다 더 많이 넘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살아온 것이 꼭 나쁜 단점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평범한 삶을 살았다. 공부도 해 보고 운동도 해 봤으며, 연습을 일주일 동안 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그 평범한 삶 속에서 기쁨이 무엇인지, 외로움이 무엇인지, 누군가를 좋아했지만 이루어지지 않는 아픔이 무엇인지 여러 감정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경험 덕분에 그는 무대에 올라가 객석을 바라볼 때 앉아 있는 사람 한 명 한 명이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을 처음부터 하게 됐다고 말했다. 평범하게 살아온 삶이 그에게 사람을 이해하는 힘을 준 셈이다.
대니 구는 청중에게 "여러분이 약점이라고 생각하는 것 때문에 너무 빨리 자신을 판단하지 마세요"라고 말했다. 남들과 다른 길을 걷고 있는 것이 실패처럼 보일 수 있지만, 이야기는 절대 끝난 것이 아니라고 그는 말했다. 앞으로도 넘어질 수 있지만, 넘어져도 앞으로 나아가자는 약속을 청중과 함께 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넘어지면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나 조금씩 발전하면 된다고 마무리했다. 그리고 청중에게 감사를 전한 뒤, 런치 플레이스에서 음악의 의미를 조금 더 알게 됐던 'Danny Boy'를 다시 연주하며 인사를 나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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