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문구 회사를 넘어선 100년 기업
1976년부터 현재까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상위 30개 우량 기업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배당 측면에서는 100년 넘게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으며, 헬스케어 사업 분리 전까지는 65년 연속으로 배당을 인상하기도 했다. 현재도 연간 40억 달러가 넘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며 재정적 안정성을 과시한다.
소송 리스크 극복과 혁신이 3M의 미래 가를 결정한다.
1976년부터 현재까지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에 이름을 올리며 미국 경제를 대표하는 상위 30개 우량 기업 중 하나로 인정받고 있다. 특히 배당 측면에서는 100년 넘게 단 한 번도 끊긴 적이 없으며, 헬스케어 사업 분리 전까지는 65년 연속으로 배당을 인상하기도 했다. 현재도 연간 40억 달러가 넘는 잉여 현금 흐름을 창출하며 재정적 안정성을 과시한다.
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3M은 문구 회사가 아닌 소재 과학 기업이다. 접착제, 필름, 자동차 및 반도체 소재, 산업용 안전 장비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스카치 테이프와 포스트잇은 3M이 보유한 수많은 기술 중 대중에게 가장 친숙한 제품일 뿐이다. 그러나 100년 넘게 3M을 지탱해 온 소재 과학 기술이 현재는 역설적으로 3M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3M의 진짜 정체성과 혁신적인 소재 기술이 어떻게 위기를 초래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3M은 1902년 연마재 원료인 커런덤을 채굴하기 위해 설립된 광물 채굴 회사였다. 회사명도 이러한 목적을 담고 있었으나, 채굴된 광물이 연마에 부적합한 사장석임이 밝혀지면서 난관에 부딪혔다. 이에 3M은 필요한 원자재를 수입하여 직접 사포를 제작하기 시작했고, 이 과정에서 `3마이트`라는 연마포를 출시하며 소재 과학 기업으로의 전환점을 맞았다. 입자를 기재에 코팅하고 접착하는 기술을 개발하며 기업의 핵심 역량을 구축했다.
20세기 가장 혁신적인 발명품 중 하나인 스카치 테이프는 3M의 접착 기술에서 비롯되었다. 1920년대 초, 듀오톤 페인트로 도색하는 자동차가 인기를 끌면서 마스킹 작업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기존 마스킹 테이프는 도색 후 벗길 때 페인트가 함께 벗겨지거나 접착제가 남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3M 직원 리처드 드루는 접착제 없이 쉽게 붙이고 뗄 수 있는 마스킹 테이프를 개발했다. 이후 스카치 테이프는 경제 대공황 시기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수리 작업을 가능하게 하는 필수 도구로 자리매김했다.
포스트잇 또한 3M의 혁신적인 접착 기술의 산물이다. 1968년 3M 연구원 스펜서 실버는 반복해서 붙였다 뗄 수 있지만 접착력이 강하지 않은 독특한 접착제를 개발했다. 그러나 이 접착제를 어디에 활용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없었다. 몇 년 뒤, 또 다른 3M 직원 아트 프라이가 교회에서 찬송가를 부르다 책갈피가 자꾸 떨어지는 문제에 착안하여 시제품을 만들었다. 프라이는 이 책갈피에 상사에게 전달할 메시지를 붙여보다가, 떼어낼 수 있는 쪽지가 훨씬 유용하다고 깨달았고, 이것이 현재의 포스트잇으로 탄생했다. 스카치 테이프와 포스트잇 모두 3M이 오랜 기간 연구한 접착 기술과 접착제를 종이나 필름 같은 기재에 정밀하게 코팅하는 기술에서 비롯된 것이다.
첫째, 안전 및 산업 부문은 마스크, 청력 보호구, 추락 방지 장비, 산업용 접착제 등을 포함하며, 매출의 45%를 차지하는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3M의 안전 장비는 높은 브랜드 신뢰도를 바탕으로 대체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인 입지를 다지고 있다. 둘째, 운송 및 전자 부문은 자동차 전장 소재, 디스플레이 필름, 반도체 소재 등을 다룬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전장화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으며, 매출 비중 면에서 안전 및 산업 부문 다음으로 중요하다.
넷째, 헬스케어 부문은 과거 3M의 4대 부문 중 하나였으나 2024년에 분사되었다. 헬스케어 부문은 3M 내에서 성장성과 수익성이 가장 높은 분야였음에도 불구하고 분사된 점은 의외이다. 이는 3M의 기업 전략에 큰 변화가 있었음을 시사한다.
하나는 군용 전투 귀마개 결함으로 인한 청력 손상 소송이었고, 다른 하나는 PFAS(피파스) 오염 소송이었다. 두 소송 모두 2023년에 합의에 도달했지만, 합의금 총액이 당시 3M의 조정 잉여 현금 흐름 3년 반치에 해당할 정도로 막대한 금액이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3M은 현금 마련을 위해 헬스케어 부문을 분사하기로 결정했다. 헬스케어는 다른 사업과의 연관성이 낮고, 병원과 치과라는 비탄력적 수요를 바탕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과 높은 이익을 창출하며 소송 문제와의 연관성도 낮았기 때문이다.
2024년 새로 부임한 윌리엄 브라운 CEO는 3M의 체질을 성공적으로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라운 CEO는 3M의 정체성인 혁신성을 되살리기 위해 R&D에 다시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3년간 총 35억 달러를 R&D에 투입하기로 했으며, 이 중 3분의 1은 R&D 지원 기술 인프라에, 나머지 3분의 2는 상업화 목적의 제품 개발에 사용하기로 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5년 신제품 출시 건수는 284건에 달했고, 올해 상반기에도 176개의 신제품을 출시하며 3M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한 신제품 개발에 성공했다.
윌리엄 브라운 CEO는 R&D 투자 외에도 운영 효율성을 크게 개선했다. 공장과 물류 지점을 통합하고 자동화에 투자함으로써 납기 리드 타임과 재고 기간을 단축했다. 또한 불량 비용을 줄이고 설비 종합 효율을 높이는 데 성공하여 생산 원가를 절감하고 수익성을 향상시켰다. 그러나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PFAS 소송 문제가 3M의 발목을 잡고 있다. 기업의 환경 오염 소송은 흔하지만, 3M의 PFAS 문제는 그 규모와 지속성에서 예외적이어서 잠재 리스크가 훨씬 큰 것으로 평가된다.
PFAS는 핵폭탄 개발 연구인 맨해튼 프로젝트에서 시작되었다. 당시 우라늄 농축 과정을 견딜 수 있는 소재가 필요했는데, 화학자 조지프 사이먼스가 탄소와 불소를 결합한 화합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이 결합은 유기 화학에서 가장 강력한 단일 결합 중 하나로, 우라늄을 견딜 뿐만 아니라 물과 기름을 밀어내고 불에도 강하다는 특성을 발견했다. 3M은 이 소재의 높은 활용도를 인지하고 켈로그사의 지식재산권을 사들여 1948년 3M 명의로 특허를 받았다. 1950년에는 사이먼스와 3M 직원들이 공동으로 전기 화학 불소화 공정 특허를 확보하며 PFAS를 다양한 방면에 활용하기 시작했다.
3M은 PFAS를 다양한 방면에 활용했다. 듀폰사와 이 소재의 공급 계약을 맺었을 뿐만 아니라 자체적으로도 여러 제품을 개발했다. 대표적인 제품은 1956년 출시된 `스카치 가드`였다. 어떤 용매로도 지워지지 않으면서 물과 기름을 밀어내는 PFAS의 성질을 활용하여 모직물용 얼룩 방지제로 개발되었다. 1960년대 초에는 미 해군 연구소와 공동으로 함상 유류 화재 진압용 수성 막포를 개발했고, 해군과 공동으로 특허를 받았다. 1960년대 후반 해군함 화재로 100명 넘게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미 해군에서는 수성 막포 사용을 의무화했고, 이 덕분에 3M의 제품이 미 해군 유류 화재 진압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PFAS는 어떤 용매로도 지워지지 않고 불에도 견디는 성질 때문에 자연에서는 분해되지 않는다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다. 모든 화학 물질은 시간이 지나면서 분해되지만, PFAS는 그렇지 않았다. 특히 3M이 대량 생산하던 PFOA와 PFOS는 14종에 달하는 PFAS 중에서 체내에서 독성을 일으키는 물질로 확인되었다. 1950년대에는 잔류성 화학 물질의 환경 유해성을 평가하는 규제 자체가 없었기에 문제가 되지 않았을 수 있다. 하지만 소송에서 공개된 3M의 내부 회의록에 따르면, 3M은 PFOA와 PFOS의 독성 문제점을 자체 연구를 통해 일찌감치부터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이어갔다.
PFAS의 독성 문제는 1998년 3M의 생태 독성학자 리처드 퍼디가 사임하고 관련 연구 자료를 미국 환경 보호청(EPA)에 보내면서 외부로 알려지게 되었다. 분해되지 않는 성질과 인체 유해성을 알고도 무시했다는 점은 3M이 현재 줄소송을 겪고 있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2024년 미국 공공 수도 사업자와의 합의 이후에도, 2025년에는 뉴저지주와 4억 5천만 달러의 합의를 맺으며 개별 주와의 첫 대형 합의를 성사시켰다. 현재까지 미국 15개 주 법무 장관들이 소송을 제기한 상태이다.
올해 5월에는 호주 정부가 3M을 상대로 14억 달러 규모의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호주 해군에서 사용된 화재 진압용 수성 막포 오염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으로, 호주 정부가 제기한 역대 최대 규모의 청구이다. 더욱 큰 문제는 아직 개인 소송으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공 수도 사업자와의 합의는 수도 사업자의 정화 비용에 대한 합의일 뿐, 개인 손해 청구에 대한 면책이 아니다. 미국에서는 다지구 통합 소송(MDL) 제도를 통해 여러 지방 법원에 흩어진 사건들을 한 법원으로 모아 처리하는데, 2026년 6월 기준으로 3M의 MDL 총 건수는 23,000건이 넘으며 계속 증가하고 있다.
3M은 헬스케어 부문의 분사와 소비자 부문의 점진적인 축소를 통해 산업 소재 기업으로의 변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앞으로 3M에게는 이러한 소송 위험성이 계속될 것이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3M의 미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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