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당국, 빙하호 붕괴 위험 알고도 경보 실패
원본 영상 0:04불과 21일 전, 중국 당국은 빙하호가 무너져 대홍수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긴급 대피 훈련까지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재난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하류 마을에는 경보 한 번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수천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지금,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지난 8월 26일, 이 사고는 발생했습니다.
중국 당국이 대홍수 발생 전 경보를 알고도 대응이 늦었으며, 피해 규모와 책임 소재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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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21일 전, 중국 당국은 빙하호가 무너져 대홍수가 날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고, 긴급 대피 훈련까지 실시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재난이 실제로 일어났을 때 하류 마을에는 경보 한 번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습니다. 수천 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지금, 왜 이런 일이 반복되는지 의문이 제기됩니다. 지난 8월 26일, 이 사고는 발생했습니다.
중국 티베트와 네팔의 국경을 가르는 히말라야 산맥에서 거대한 빙하와 암석이 한꺼번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수백만 세제곱미터에 달하는 얼음과 기반암 영구동토층이 산등성이에서 떨어져 나왔으며, 산산이 부서진 잔해는 젖은 시멘트처럼 무거운 토석류로 변해 좁은 지룽강과 트리슐리강 계곡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국경 검문소와 교량은 순식간에 사라졌고, 수력발전 시설에는 철근 골조만 앙상하게 남았습니다. 네팔 라수와와 누와콧 지역의 강변 마을들도 피해를 입었습니다.
진흙더미에 파묻힌 지역들로 인해 8월 30일 오전까지 발표된 양국 당국의 집계를 종합하면 네팔에서만 800명 이상이 숨지고 3천 명 이상이 실종됐습니다. 수색이 계속되고 있어 피해 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번 참사에서 드러난 위험은 불안정한 히말라야 지형만이 아니었습니다. 국경을 넘어 발생한 같은 재난을 두고 네팔과 중국은 전혀 다른 대응을 보여줬으며, 특히 사람의 생명보다 정권의 체면과 정보 통제를 앞세우는 중국공산당의 통치 방식이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네팔에서는 지방정부 관계자들이 방송에 나와 상황을 설명했고, 기자들은 진흙으로 뒤덮인 현장에서 직접 상황을 전했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 집계도 계속 공개하고 수정했습니다. 이는 혼란스럽고 고통스러운 과정이었지만, 적어도 재난의 실상을 숨기지는 않았습니다. 반면 중국 관영매체는 사고 발생 불과 몇 시간 만에 “빙하 붕괴가 네팔 쪽에서 시작됐다”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당시 과학자들은 지진파와 위성자료를 분석하며 사고 원인을 확인하고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카트만두 주재 중국대사관은 중국 측의 경보 실패나 상류 댐 붕괴 가능성을 제기한 주장을 ‘가짜뉴스’라고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비난보다는 협력이 필요하다”라는 입장만 내놨습니다. 그런데 중국 내부에서는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는데, 재난 직후 모든 언론이 중앙 관영매체 보도문만 그대로 옮겨 실으라는 이른바 '선전 지침' 문건이 인터넷에 유포된 겁니다. 다만 이 문건의 진위는 독립적으로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중국 당국 발표에 따르면 사망·실종자 수를 부풀렸다는 이유로 네티즌 한 명이 행정처분을 받았고, 재난 원인을 왜곡했다는 이유로 게시물이 삭제된 다른 네티즌은 당국의 교육을 받은 뒤 다시는 비슷한 글을 올리지 않겠다는 각서에 서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의 접근도 제한됐는데, 에포크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연락이 끊긴 가족을 찾으러 라싸와 르카쩌에서 달려온 수백 명이 검문소에서 가로막혔고, 일부는 현장을 잠깐 확인한 뒤 돌아가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숫자를 둘러싼 의문도 제기됐습니다. 중국 국영방송이 처음 발표한 숫자는 사망자 3명, 실종자 558명이었는데, 국경 검문소 건물 전체가 수 미터 깊이 진흙에 파묻힌 걸 감안하면 확인된 사망자가 너무 적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물론 재난 초기에는 신원 확인이나 현장 접근이 어려워 사망자가 실종자로 집계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중국의 공식 발표 방식에는 정치적인 계산이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중국공산당 체제에서는 공식 사망자 수가 커질수록 관료 책임론이나 대중의 분노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실종자는 상황을 확인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책임 판단을 뒤로 미룰 수 있다는 겁니다. 다만 실종자 가운데 외국인이 260명 이상 포함돼 있기 때문에 정보를 완전히 틀어막기는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중국 당국이 이런 재난의 가능성을 전혀 몰랐던 게 아니라는 겁니다. 지룽현 당국은 사고가 나기 불과 21일 전인 8월 5일에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빙하호 수위가 급격히 상승하고 제방이 갈라져 붕괴할 가능성을 가정해 긴급 대피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게다가 지난해 7월에도 같은 유역에서 빙하호 붕괴로 홍수가 난 적이 있습니다. 당시 중국과 네팔을 잇는 교량이 파괴됐고 네팔에서도 사망자와 실종자가 나왔습니다. 양국은 당시 실시간 홍수경보와 수문자료 공유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었는데요, 이번에 그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 의문이 제기된 겁니다. 네팔의 외교·전략 분야 언론인 ‘파르슈람 카플레’는 중국 당국을 비판했습니다.
네팔 언론인 파르슈람 카플레는 “중국 당국이 상류에서 홍수가 발생한 사실을 알고도 결정적인 순간에 하류 지역에 즉시 경보하지 않았다”라고 비판했습니다. 그 결과 네팔이 막대한 인명 피해를 입었다는 겁니다. 반면 중국 측은 이번 사고가 네팔 쪽에서 갑작스럽게 발생한 빙하와 암석 붕괴였기 때문에 사전에 예측하기 어려웠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런데 이런 대응 방식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중국공산당은 과거에도 대형 재난이 발생할 때마다 피해를 축소하거나 정보를 통제하고 책임 규명을 막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책임 규명을 막는다는 비판을 받아왔습니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1976년 탕산대지진 당시에는 현지 간부들이 사회 혼란을 우려해 사전 경고를 무시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당시 공식 사망자 수, 약 24만 2천 명은 참사 발생 3년이 지난 1979년에야 공개됐고 외국의 구호 지원도 거부했습니다. 2008년 쓰촨성 원촨대지진에서는 약 6만 9천 명이 숨지고, 1만 8천 명이 실종됐습니다. 특히 부실하게 지어진 학교 건물이 무너지면서 많은 학생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많은 학생이 목숨을 잃었는데요, 관영방송은 폐허 현장에서 확성기를 들고 구조를 독려하는 원자바오 당시 총리의 모습을 집중 부각했습니다. 하지만 숨진 자녀들의 명단을 만들고 부실공사 책임을 조사하던 일부 유가족과 시민 조사자들은 구금되거나 탄압받았습니다. 2021년 정저우 홍수 때도 비슷했습니다. 적색경보가 잇따라 발령됐는데도 지하철과 터널 운행이 제때 중단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중앙정부 조사에서는 지방 당국이 사망·실종자 139명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고의로 누락하거나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2023년 허베이 홍수 때는 줘저우를 포함한 홍수저류지 7곳이 가동됐는데, 허베이성 당서기가 슝안신구 보호를 최우선으로 강조하면서 주민 거주지역이 희생됐다는 비판도 나왔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걸까요? 이번 참사에서 또 하나 눈여겨볼 지점이 있습니다. 바로 중국의 대규모 개발 사업입니다. 참사가 발생한 지룽협곡은 일대일로 사업의 하나인 중국·네팔 경제회랑의 대표적인 육상 통로입니다.
중국 국유 건설사들은 지질학적으로 취약한 이 지역에서 절벽을 폭파한 뒤, 터널과 내륙항을 건설했고 지류를 막아 댐도 세웠습니다. 물길 가까이에 대형 건물을 짓는 이른바 ‘강과 땅을 다투는 개발’이 피해를 더 키웠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일대일로 공사나 폭파 작업이 이번 빙하·암석 붕괴를 직접 일으켰다는 증거가 확인된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실제로 영향을 줬는지는 조사해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빙하학자와 공학 전문가들이 현장을 조사하고 설계와 시공 과정까지 투명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겁니다. 문제는 과연 그런 독립적인 조사가 가능하겠느냐는 겁니다. 일대일로 대표 사업의 안전성을 묻는 것 자체가 중앙 지도부의 판단에 도전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떠오르는 표현이 하나 있습니다. 주룽지 전 총리가 남긴 ‘두부 찌꺼기 공사’라는 표현입니다. 1998년 양쯔강 대홍수 당시 장시성 주장시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장시성 주장시의 제방이 무너지면서 부실시공 논란이 불거졌습니다. 당시 일부 제방은 철근 대신 자갈과 나무 부스러기로 채워졌다는 이야기까지 나왔었죠. 현장을 찾은 주룽지 총리는 전국에 생중계되는 방송에서 부패한 지방 간부들을 공개적으로 질책했습니다. 권력자가 지방정부의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하고 책임을 묻는 모습이 그때는 가능했던 겁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누구의 잘못인지를 공개적으로 따지기보다 재난의 책임 소재 자체를 당국이 먼저 통제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피해 규모를 있는 그대로 집계하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투명하게 조사하는 일 자체를 쉽게 용납하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왜 그럴까요? 사회를 강하게 통제하는 체제일수록 모든 문제를 통제할 수 있다는 이미지를 함께 지켜야 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입니다. 전체주의 체제에서는 구조적인 잘못을 인정하는 것 자체가 통치의 정당성을 흔드는 문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거죠. 결국 이번 히말라야 참사에서 더 큰 위험은 어쩌면 자연재해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어쩌면 자연재해 그 자체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재난 정보와 조기경보까지 정치적으로 통제하는 통치 방식일 수 있습니다. 정보가 늦어지고, 위험 신호가 감춰지고 책임 규명이 가로막힐 때 그 대가를 치르는 건 결코 권력자가 아닙니다. 결국 산 아래 계곡과 국경 하류에 사는 평범한 주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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