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여성이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두고 떠나다
한 젊은 여성이 베이비박스 문을 열고 아기를 넣은 뒤 돌아섰다. 베이비박스는 부모가 아기를 익명으로 두고 가는 장소로 소개된다.
발견된 아기는 수건에 싸여 있었고 탯줄 등 출산 직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만 아기를 두고 간 부모가 누구인지는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KBS 시사기획 창이 베이비박스 아기들의 이동 과정과 부모들이 아이를 떠나보내기까지의 사연을 추적했다
한 젊은 여성이 베이비박스 문을 열고 아기를 넣은 뒤 돌아섰다. 베이비박스는 부모가 아기를 익명으로 두고 가는 장소로 소개된다.
발견된 아기는 수건에 싸여 있었고 탯줄 등 출산 직후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다만 아기를 두고 간 부모가 누구인지는 영상에서 확인되지 않는다.
새벽 3시 한 남성이 베이비박스에 아기를 넣고 떠났다. 아래쪽에서 그를 기다리던 사람은 그가 '모분'이냐고 묻자 급하다며 자리를 떠났다.
출산 직후로 보이는 산모는 배를 움켜쥐며 많이 아프다고 말했다. 집에서 바로 나온 것으로 보였고, 이불에는 피가 묻어 있었다. 아기에게 남겨진 것은 이 흔적뿐이었으며 부모가 누구인지는 알 수 없었다.
경찰에 신고되면 아기는 유기 아동으로 처리된다. 이후 구청이 아기를 데려와 검사를 받게 하고, 일주일 정도 뒤 전국의 빈 보육원으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DNA 검사도 이뤄진다.
아직 정식 이름이 없어 서류에는 번호로 기록된다. 베이비박스 운영 측은 임시로 이름을 지어 주기도 하지만 이름이 바뀔 수 있어 그냥 1번, 2번처럼 부른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박스에 머무는 기간은 짧게는 몇 시간, 길어야 사나흘이다. 출생 신고조차 되지 않은 아이들은 이곳을 떠나 다시 긴 여정에 오른다.
구청 직원과 자원봉사자가 아기를 데리러 왔다. 아동 보호 시설까지 가는 길에는 분유와 손수건, 여벌 옷을 챙긴다. 아기가 토하는 등의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아기와 함께 엄마가 남긴 편지도 챙긴다. 편지에는 뱃속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준 것이 미안하다는 말과 많이 먹고 건강하게 자라라는 당부,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이 적혀 있었다.
새이 씨는 19세 무렵 잠깐의 만남으로 임신했다. 일을 하며 생리를 두세 달씩 거르는 일이 잦았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겨 임신 사실을 한참 알지 못했다. 그는 지금 돌아보면 그날 그러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부모에게 말하면 혼날 것이 무서웠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 상담을 받을 곳도 없었다고 한다. 부모의 이혼 후 그는 고등학교만 마치고 집을 나와 혼자 일하며 살았다.
진통이 와서 새벽에 혼자 아기를 낳았지만 집에는 분유도 기저귀도 없었다. 병원에서 받은 물품만으로 버티던 그는 결국 가족에게 사실을 털어놓고 집에 들어갔다.
이혼 후 아버지는 술에 취하면 주사를 부리고 폭력을 행사했다. 아기를 안고 있다가 떨어뜨리는 일도 있었고, 아기를 던지는 일까지 있었다. 상황이 점점 심해지자 어머니도 아기가 다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갈 곳도 기댈 사람도 없던 새이 씨는 아기를 입양 보내기로 했다. 그는 아기를 버린 것이 아니라 자신이 아기를 잘 알아보지 못해 보낸 것이라며, 아기가 버림받았다고 자책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세 미영 씨는 원치 않은 관계로 아기를 가졌다. 출산 직전까지도 편의점에서 일하며 임신 사실을 숨겨야 했다. 누구에게도 도움을 받지 못한 채 아기를 낳고 바로 베이비박스로 왔다.
산후조리를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이유는 일을 쉬면 월세를 낼 수 없기 때문이었다. 입양 기관에서 아기를 데려가는 날 미영 씨는 작별 인사를 하며 아기를 한참 바라보았다.
재선 씨는 양수가 흐르고 진통이 시작됐지만 산전 진료 기록이 없어 도움을 받을 곳이 없었다. 여러 병원에서 거절당했고, 임신 중에도 병원에 갈 수 없었다고 말했다.
안내 직원의 큰 목소리에 겁이 나 예약을 해 놓고도 가지 못했던 그는 결국 원장의 도움으로 긴급하게 출산할 수 있었다. 아기를 낳으면 바로 떠나보내려 했던 그는 아기를 직접 안아 보고 마음이 달라졌다고 한다.
재선 씨는 보름 뒤 마음을 정했다며 아침 내내 아기를 품에서 떼어놓지 못했다. 그는 키울 수 있는 여건만 조금 된다면 배 아파 낳은 자식을 포기하고 싶은 엄마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기를 한 번 더 쳐다보고 한 번 더 안아 준 뒤 입양 기관에 보냈다.
해진 씨는 미성년이던 19세 때 스물세 살 정도의 상대를 만났다. 처음 만난 날 술을 많이 마셨고, 그 뒤 상대가 알몸인 모습을 보고 놀랐다고 말했다. 아기는 원해서 생긴 것이 아니었지만 해진 씨는 어떻게든 키우려 했다.
출산 비용 90만 원은 반반씩 나눴다. 그런데 아기를 낳고 한 달 뒤 상대는 돈을 다시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아기를 버리라고 돈을 준 것이지 키우라고 준 것이 아니라는 식의 압박이 이어졌고, 해진 씨는 결국 40만 원을 주고 말았다.
평범한 19세 소녀였던 해진 씨는 한순간에 미혼모가 됐고, 남겨진 삶의 무게는 온전히 그의 몫이 됐다. 아기가 아프고 울 때마다 자신이 대신 아팠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아이를 입양 기관에 보냈던 지선 씨는 열흘 뒤 다시 그곳을 찾아왔다. 보내고 나서 잠도 제대로 못 자고 먹지도 못했으며, 아이가 꿈에 자꾸 나왔다고 말했다.
아이를 보낼 때 가장 큰 이유는 경제적인 사정이었고 아이의 아빠가 없다는 점도 있었다. 하지만 보내고 나니 평생 아이를 없는 사람 취급하며 살 수 없다고 느꼈다고 한다. 위탁 가정에서 자라던 아이는 엄마의 품에 안겨 그제야 잠이 들었다.
고교 중퇴 학력 때문에 마땅한 일자리를 찾기 쉽지 않다고 해진 씨는 말했다. 면접에서는 아기가 있는지부터 물어보았고, 아기가 있다고 하면 채용하지 않는다는 답을 들었다.
급한 대로 시작한 냉면집 아르바이트도 며칠 만에 그만뒀다. 어린 나이에 아기 엄마가 됐다며 뒤에서 욕설이 들렸기 때문이다. 해진 씨는 열심히 살려고 해도 환경이 안 좋다며 막아 버리는 사람들이 많아 가장 힘들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전화로 협박을 받았다며 학창 시절 자신을 괴롭혔던 일진들이 아닐까 의심하고 경찰의 도움을 요청했다. 경찰은 언제든 연락하면 현장에 가겠다고 답했고, 해진 씨는 도와주겠다는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 미혼모로 두 아이를 키운 소피 씨는 한부모라서 보육료가 더 저렴하고 별도의 수당을 받는다고 말했다. 출생, 저소득, 다자녀, 자녀 간호와 관련된 가족 수당 제도도 있다고 설명된다.
반면 한국에서는 어린 나이의 출산을 두고 비하하는 말이 흔하다. 직장에서도 미혼모라는 이유로 퇴사를 강요하는 분위기가 있었다는 사례가 소개됐고, 일을 하지 못하면 아이를 키울 돈도 벌 수 없어 숨겨서 일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이 전해졌다.
2015년 한 해 300명이 넘는 아동이 해외로 입양됐다는 통계도 언급됐다. 그 가운데 다수가 미혼모의 아이일 것이라는 설명과 함께, 모든 아이는 어떤 부모 밑에서 태어나든 똑같이 대우받고 건강하게 성장할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가 강조됐다.
지선 씨는 여섯 곳에서 빌린 빚을 합쳐 3,800만 원에 이르고, 통장이 압류됐다고 말했다. 빌려준 사람이 외국으로 떠난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이 무렵 아이는 자궁경부 검사에서 이상세포가 발견돼 조직 검사를 받았고, 암 직전 단계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이를 보러 가도 이번이 마지막일 줄 알았는데, 다시 볼 기회가 생겼다는 소식도 들었다. 지선 씨는 여기 오면 생각이 많이 난다며 엄마 품에 안긴 아기들을 보면서 한 번이라도 더 안아 주던 기억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프랑스에서는 결혼을 했든 안 했든, 같이 살든 한부모 가정이든 다양한 형태의 가족을 그대로 인정하고, 모든 아이가 행복하게 자랄 환경을 만든다. 한부모 가정은 사회적으로 취약한 집단으로 보고 다양한 지원을 제공한다.
영상은 엄마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 아기 손을 놓게 만든 것이 누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짚었다. 직장과 가정, 학교와 이웃 가운데 누군가가 그 엄마를 벼랑 끝으로 몰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보육원에서는 아이들이 원장의 성을 따르는 경우가 많다. 막내 세인이도 베이비박스에서 왔으며 부모 이름은 모르지만 이름은 지어졌다. 아이 가운데에는 성이 같이 온 경우도 있는데, 이는 부모가 찾아오겠다는 뜻이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보육 교사는 아이들이 가슴에 강하게 안기려 하고 애착이 많다고 말했다. 24시간 정성껏 아이를 돌보고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는 듯 보인다는 관찰이 나온다.
애들이 꼭 여기 가슴에 여기에 대한 애착이 좀 많은 거 같아요. 안겨도 꼭 여기에 안기려고 그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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