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리로 옮겼지만 축하는 없었다
이명한 대표는 보통 이 정도 위치의 사람이 이직하면 주변에서 축하도 해주고 화분도 보내준다고 말했다. 그런데 본인에게는 그런 연락이 하나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경험담은 대담 초반에 나온 것으로, 이어지는 대화에서 커리어 전환의 어려움과 관리자와 제작자의 역할을 다루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명한·송길영·장인성 세 리더가 커리어 고민, 대표의 역할, 라이브 콘텐츠 가치, AI 활용을 두고 나눈 식탁 대화
이명한 대표는 보통 이 정도 위치의 사람이 이직하면 주변에서 축하도 해주고 화분도 보내준다고 말했다. 그런데 본인에게는 그런 연락이 하나도 오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경험담은 대담 초반에 나온 것으로, 이어지는 대화에서 커리어 전환의 어려움과 관리자와 제작자의 역할을 다루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장인성 대표는 마케터 출신이 대표가 되는 일이 잘 없다는 점을 짚었다. 그래서 마케터 출신이 대표가 되는 것이 좋은 일이라는 인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대화는 관리자 직업이 사라지느냐는 질문으로 옮겨 갔다. 송길영 작가는 자신이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직원들을 출연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얼굴이 알려지고 인지가 생기면 직원들이 나가서 일하게 되는 구조가 생긴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이후 대화는 서울의 지역 풍경과 해외 방문객 이야기, 함께 식사하는 자리의 분위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세 사람은 서로 인사를 나누며 촬영 분위기를 풀었다.
이야기는 스트레스나 우울을 겪는 사람에게 몸을 움직이라며 달리기를 권하는 일반적 조언으로 시작됐다. 그러나 달리기는 힘들어서 어렵다는 반응이 나왔다.
이명한 대표는 본인은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간을 보낸다고 말하며, 회사 옥상에 텃밭을 조금 만들어 제철 식재료를 키운다고 소개했다. 그렇게 키운 음식을 먹고 노동을 하면서 뛰거나 피트니스를 하는 대신 그 방식을 택해 보자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이 과정은 콘텐츠로도 만들어졌다.
대담 중간에는 40대의 스트레스와 악력 저하 이야기도 가볍게 오갔다. 세 사람은 농담을 섞어 가며 건강과 생활 습관에 대한 경각심을 이야기했다.
대표들이 남의 제작까지 맡아 하는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이어서 제작을 나갈 때 사실 유튜버라면 카메라 두 대면 충분한데, 인원을 많이 데려가거나 대형 카메라를 들고 가는 경우가 있다는 농담이 오갔다.
세 사람은 이를 보여주기식 촬영 인력으로 가볍게 비판하면서도 웃으며 넘어갔다. 이 대목은 제작 규모에 대한 현장 감각을 드러내는 장면이다.
저희 유튜버니까 요거 두 개만 했으면 되거든요.
이명한 대표는 TVN 본부장을 하다가 티빙으로 옮겼던 이유를 설명했다. TVN을 키우고 나니 창의적인 시도가 점점 어려워지는 같은 고민이 시작됐고, 그래서 OTT라는 새로운 영역을 택했다는 것이다.
당시 티빙의 존재감은 지금보다 훨씬 낮았다고 그는 회상했다. 보통 이 정도 위치의 사람이 이직하면 주변에서 축하와 화분이 오지만, 자신에게는 전화 한 통도 없었다고 말했다. 주변에서는 좌천당한 것으로 오해하기도 했다는 분위기가 함께 전해졌다.
그는 티빙 대표를 맡는 동안에도 만드는 사람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다시 제작 쪽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을 품고 있었다고 말했다. 후배들에게도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자주 전했다고 밝혔다. 관리자가 현업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행보를 보여주고 싶었기 때문이다. 이후 에그이즈커밍으로 옮긴 배경도 여기서 이어졌다.
이명한 대표는 대표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일은 PD를 뽑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람을 뽑는 일이 재미있다는 말도 함께 나왔다. 대표 일이 조직의 구조와 사업의 방향을 고민하는 일이라면, 채용은 그중 가장 직접적인 결정이라는 취지였다.
잘하는 PD는 PD의 눈으로 봐야 걸러질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그래서 그는 직접 면접에 들어간다고 했다. 많은 지원자를 두고 여러 번 보려 하지만 작은 회사라 지원자를 받기 어렵다는 고충도 함께 나왔다.
장인성 대표는 크리에이터가 수장이 되면 경영의 언어와 크리에이터들의 언어 사이에 간극이 있다는 점을 짚었다. 그 간극을 맨 위에서 메워주는 것이 가장 해야 할 일이며 가장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크리에이터들의 성향을 모르는 사람이 대표로 있으면 크리에이터들이 답답해질 때가 있다는 설명도 나왔다. 그래서 회사 시스템에 이런 부분을 연결해 두면 후배들이 나중에 이를 이해하고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바람이 전해졌다.
그는 크리에이터가 대표를 해도 괜찮다는 정도를 넘어, 크리에이터가 대표하니까 좋다는 인식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마케터 출신이 대표가 되는 일도 드문 만큼, 그런 인식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마음도 함께 밝혔다.
송길영 작가는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작가의 길로 들어선 과정을 이야기했다. 직장 생활 중 하는 일은 직장이라는 플랫폼을 이용해 사람들의 생각을 알아내는 것이라고 스스로 정의했다고 말했다.
직장은 그에게 수단이었다는 말이 이어졌다. 직장을 수단으로 쓰려면 직장에도 무언가를 돌려줘야 하며, 직장에서 쌓은 경험과 지식은 더 큰 지향점을 위해 쓰여야 한다는 점을 어렴풋이 느꼈다고 했다.
그는 퇴사할 때 상실감이나 아쉬움은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첫 번째 시대보 시리즈인 『핵개인』 책이 나온 날 회사를 그만뒀다. 책을 읽고 자신이 바로 그 '핵개인'이라고 느꼈고, 자기가 쓴 책에 스스로 설득당했다면 실천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송길영 작가는 일본의 앱 개발자 와카미야 마사코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는 65세까지 회계 업무를 했고, 65세부터 80세까지 노모를 모셨다. 어머니가 백수를 누리고 떠난 뒤인 80세에 개발을 시작했고, 앱스토어에 올린 앱이 큰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현재 90대이며 여전히 개발 활동과 강연을 이어간다고 전했다. 이 사례를 근거로 송길영 작가는 50대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대화는 결혼과 취업이 늦어지는 흐름, 60세가 수명이라는 통념을 넘어 130세까지 살게 될 수도 있다는 전망으로 이어졌다. 그러면 80세가 중위 나이가 될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은 누구나 일하고 돈을 벌 수 있다는 관점이 제시됐다. 다만 이는 대화 속 전망과 관점이며 확정된 사실로 볼 수 있는 내용은 아니다.
장인성 대표는 TV 콘텐츠와 커머셜 광고가 같은 콘텐츠이지만 매우 다른 분야라고 짚었다. TV 콘텐츠가 60분 내외의 스토리텔링을 하는 반면, 광고는 15초에서 30초 이내에 끝나야 한다.
격하게 말하면 광고는 브랜드를 소비자와 타겟에게 짧게 딱 전달해야 하는 맞짱과 같다는 것이다. 장인성 대표는 이를 단두대 매치 같은 느낌이라고 비유하며, 시간의 제한이 크다고 말했다.
대화는 사람이 직접 하는 라이브에 대한 감동으로 이어졌다. 우리 아이가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무대에 올라가면 부모는 조마조마하게 보고, 무사히 내려오면 박수를 친다는 비유가 나왔다. 사람이 직접 하는 무대에서 감동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 흐름에서 최근 사람이 하는 라이브의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는 언급이 나왔다. 코첼라, 투모로우랜드, NFL, NBA 같은 이벤트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대목은 사람 기반의 감동이 다시 가치를 얻고 있다는 인식을 드러낸다.
이어서 유튜브 광고가 광고인지 재미있는 콘텐츠인지 헷갈리게 만들며 사람들을 보게 하기가 어렵다는 고민도 나왔다. 장인성 대표는 광고주가 가진 철학에 비례한다고 봤다. 출발할 때 철학이 굳건하면 그것을 알리는 행위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것이다.
장인성 대표는 엄정화, 김나영 등 연예인들이 스테이를 찾아 이야기하는 스테이 답사기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소개했다. 스테이를 즐기는 사람들이 와서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는 방식이었다.
이 캠페인으로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 주기를 기대했지만, 기대만큼 알려지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송길영 작가는 광고 기반 TV 방식에서 시청자는 시간을 제공하고 돈은 광고주가 낸다는 구조를 짚었다. 이 구조에서는 단순한 뷰어십, 즉 시청량만으로는 비즈니스가 성립하기 어려워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앞으로는 콘텐츠가 고객의 지갑을 여는 단계까지 가야 하며, 그러려면 B2C 사업을 하지 않고서는 미디어 사업이 존재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TV 베이스 PD들은 그런 훈련이 전혀 안 되어 있어서, 이 방향으로 틀지 않으면 조만간 다 굶어 죽는다는 위기감을 드러냈다.
이 대목에서는 전환율이라는 키워드가 등장했다. 인지도나 선호도로 끝나던 평가에서, 나중에 구매까지 얼마나 이어졌는지를 보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콘텐츠 기획도 시청자나 대중의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변화를 만들지까지 설계해야 한다는 관점이 제시됐다.
대화 중에는 어텐션을 얻는 기간이 길어야 몇 개월이라는 말이 나왔다. 엄청난 영화를 보고 서로 이야기하더라도 석 달쯤 지나면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콘텐츠만으로 돈을 버는 것은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설명됐다.
또 스트리밍 서비스 때문에 콘텐츠에 과금하기가 쉽지 않아졌다는 말도 나왔다. 예전에는 극장에서 티켓을 사서 한 편에 금액을 받았지만, 지금은 그 구조를 쓰기 어려워졌다는 설명이다. 그럼 콘텐츠 업이 어두워지느냐는 질문에는 콘텐츠는 더 만들기 쉬워지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답이 나왔다.
장인성 대표는 스테이폴리오의 비즈니스 규모가 작아서 마케팅 비용과 제작 비용을 쓸 때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스테이 하나당 방이 한두 개 정도라서, 광고가 아무리 매력적이어도 예를 들어 12월 24일 같은 날에는 팔 수 있는 방이 두 개뿐이라는 현실적인 한계가 설명됐다.
그는 스테이마다 고유한 성격이 있다 보니 디테일을 세우면 세울수록 상품 수가 작아지고, 디테일을 줄이면 관념적이고 모호해져 매력이 없어진다는 딜레마를 말했다. 세 사람은 이를 콘텐츠의 솔직함과 커머스가 이어지는 문제로 받아들이며 함께 고민했다.
대화는 여행이나 맛집, 요가 유튜버를 스테이에 머물게 하며 콘텐츠를 만드는 아이디어로 이어졌고, 이질적인 것들이 만날 때 재미가 생길 것 같다는 농담도 나왔다.
장인성 대표는 기업 교육에서 임원이 신입보다 AI를 더 잘 쓴다고 관찰했다고 말했다. 신입은 자기가 쓰던 버전을 그대로 쓰는 경우가 많은 반면, 임원은 최신 툴을 바로 써 보며 따라가는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올해부터는 탑다운으로 경영진의 맨 위부터 2박 3일 교육에 집중하는 방식이 시작됐다고 설명됐다. 올해가 기업들의 AI 도입이 본격적으로 출발하는 해라는 분위기였다.
송길영 작가는 매번 새 AI가 나올 때마다 직접 써 본다기보다, 과제에 따라 써 보며 함께 공부하는 사람들과 각자 쓴 결과를 가져와 비교한다고 말했다.
영상에서는 나영석 피디가 손으로 기획하고, 막내는 AI로, 신입사원 세 명이 함께 기획 대결을 한 이야기가 나왔다. 대결 결과 나피디의 기획이 오히려 AI스럽게 나왔고, 신입들의 기획이 아날로그스러운 느낌으로 나오는 역전이 있었다.
신입들이 AI 도움을 받았지만 나피디를 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세 사람은 이 결과를 두고 농담을 주고받으면서, 결핍이 있을 때 사람이 더 좋은 기획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도 나눴다. 송길영 작가의 책 얘기도 함께 오갔다.
장인성 대표는 광고 커머셜도 콘텐츠도 청자나 화자를 설득하는 것이라고 짚었다. 청자를 설득하려면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에 내가 먼저 설득되고 몰입해야 전달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심사에서는 브랜드가 자기 철학과 브랜드를 어떻게 바라보고 스스로를 설득하는 과정을 거쳤는지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송길영 작가는 자신은 시대를 읽고 있는지, 즉 시대의 결핍을 알고 있는지를 본다고 답했다. 시대를 읽으면 그 위에 얹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가지만, 시대를 역행하거나 지난 이야기를 하면 수용되기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직장인의 정체성을 다룬 드라마 사례도 함께 언급됐다.
대화의 끝에서는 심사가 끝난 뒤 동료들과 옥상이나 비닐하우스에서 바비큐를 하며 시간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이 나왔다. 겨울에 따뜻한 물에 들어가는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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