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버스 업계, 서울시에 재정지원 촉구
마을버스 업계는 서울시 앞에서 강력한 재정지원을 촉구하며 책임을 요구했다. 현장에서는 '책임지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올해 마을버스 적자 업체 지원 예산으로 412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업계와 서울시는 제도를 두고 맞서고 있으며, 그 갈등이 실제 서비스 운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함께 지적됐다.
환승 손실 보전과 재정지원 규모를 두고 서울시와 마을버스 업계가 대립하는 가운데 운행률·보조금 관리 문제가 함께 제기됐다
마을버스 업계는 서울시 앞에서 강력한 재정지원을 촉구하며 책임을 요구했다. 현장에서는 '책임지라'는 구호가 이어졌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올해 마을버스 적자 업체 지원 예산으로 412억 원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업계와 서울시는 제도를 두고 맞서고 있으며, 그 갈등이 실제 서비스 운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 함께 지적됐다.
서울시와 마을버스 업계는 환승 할인제를 두고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다. 업계 일부에서는 제도 탈퇴까지 거론될 만큼 상황이 악화된 상태다.
이 갈등은 제도를 둘러싼 다툼에 그치지 않고 실제 버스 서비스 운행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김민호 대표가 30년 가까이 운영해 온 마을버스 회사는 마을버스 일곱 대를 운행한다. 가파른 언덕과 좁은 골목길이 많은 지역이어서 주민 수요가 꾸준하다.
사무실에는 다른 직원이 보이지 않는다. 김 대표는 2019년 이전에는 직원을 채용해 운영했으나, 코로나 이후 여건이 나빠지면서 업무 대부분을 직접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기사들이 교대 시간에 잠깐 들르는 것 외에는 사무 업무와 전반적인 행정을 혼자 처리하고 있다.
현재 일하는 기사들의 평균 연령은 75세를 넘는다. 열악한 환경과 처우 때문에 기사를 구하기도 쉽지 않으며, 어쩌다 젊은 기사를 구해도 금방 그만두는 경우가 많다.
젊은 구직자들은 지원하지 않거나, 마을버스와 시내버스의 연봉 차이가 크다 보니 결국 이직하는 경우가 생긴다고 김 대표는 말한다. 이런 경영난과 구인난은 마을버스 서비스 품질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김 대표는 서울시 재정지원 금액으로는 직원 임금을 더 올려 주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차량 수리비도 한 번에 수백만 원씩 들어 어려움을 호소하는 곳은 이곳만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인건비 부담 때문에 직원 급여를 한 달에 두 번 나눠 지급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마을버스 운전은 가파른 경사와 미끄러운 길이 많아 어렵고 사고 위험도 크다. 그럼에도 기사들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말한다.
기사들은 대형 시내버스 기사와 비교해 월급 차이가 100만 원 가까이 난다고 증언했다. 한 기사는 일은 똑같이 힘들게 하면서 급여가 너무 적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서울의 마을버스 회사는 149곳이며, 총 1600여 대가 250여 노선을 운행한다.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사회적 거리두기 등의 여파로 하루 승객 수가 30% 정도 급감하면서 경영 여건이 악화됐다.
현재 마을버스 회사 90여 곳이 서울시의 재정지원을 받고 있다. 업계는 코로나 이전 부채 비율이 100% 정도였으나, 코로나 이후 시내버스는 요금을 인상하고 재정 지원을 계속 받은 반면 마을버스는 스스로 재원을 마련하라는 요구를 받으면서 부채 비율이 1900%까지 올랐다고 주장했다.
마을로 들어가는 입구는 경사가 만만치 않아, 더운 여름이나 빙판이 어는 겨울에는 주민들이 도보로 이동하기 어렵다. 이곳은 유류비가 많이 들고 대로변보다 승객도 적어 마을버스 입장에서는 수익성이 낮다.
하지만 마을버스에 의존하는 주민이 많아 노선을 함부로 없애기도 어렵다. 주말에는 한 대만 다녀 주민들이 걸어서 이동해야 하는 불편도 있다. 현장의 한 주민은 마을버스를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100%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는 마을버스가 시내버스가 운행할 수 없는 지역을 다니며,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도 소외 지역일수록 마을버스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서울시를 비롯한 자치단체는 마을버스 업계를 지원하고 있다. 고지대나 골목길 등 교통 소외 지역 주민을 지하철역이나 시내버스로 연계하는 공공성이 크기 때문에 적자 업체에 한해 지원한다는 것이다.
마을버스 업계는 버스를 운행할수록 손해를 본다며 서울시와 각을 세우고 있다. 업계는 환승 손실을 지원하라며 마을버스는 다 죽는다고 호소했다.
갈등의 중심에는 2004년 도입된 수도권 통합 환승할인제가 있다. 이 제도는 승객이 버스나 지하철을 갈아탈 때 매번 요금을 내는 대신 할인된 금액을 내도록 한 것이다. 다만 정산 과정에서 기본요금이 비싼 쪽이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다 보니 마을버스 몫이 항상 적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마을버스에서 지하철로 갈아탈 경우 승객은 1,550원을 내지만, 정산 결과 마을버스가 676원, 지하철이 874원을 가져간다. 이어 시내버스까지 타면 마을버스 몫은 438원으로 줄어든다.
승객은 추가 비용 없이 환승할 수 있지만 마을버스 회사의 수입은 줄어드는 구조다. 서울시는 시내버스 손실을 전액 보전하는 반면 마을버스는 적자의 일부만 보조하는데, 이 차이가 갈등의 핵심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마을버스 업계는 환승할인제 정산 방식 때문에 업체가 해마다 1억 원 넘는 손실을 본다고 주장한다. 업계는 서울시가 환승제 때문에 손실이 발생했다고 인정하지 않는 데 대해서도 불만을 드러낸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환승제 때문에 경영상 손실이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환승제에 편입되면서 일부 노선은 시민들이 부담 없이 이용하게 되어 과거보다 수익이 더 창출된 측면도 있다고 본다. 서울시는 환승 손실을 보전하기보다 실제 비수익 노선과 공공 교통 역할을 유지하기 위해, 적자 업체에 한정해 제한된 예산을 지원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마을버스 업계는 민영제로 운영된다는 구조적 차이 속에서 2004년 이후 쌓인 불만 끝에 환승제 탈퇴라는 극단적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마을버스 조합은 환승할인 정산 방식 때문에 업계가 해마다 1억 원이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환승할인제를 탈퇴하면 그 부담은 승객에게 넘어가게 된다. 승객들이 마을버스를 타고 환승해야 할 때 교통비가 그만큼 더 들어가게 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마을버스 조합은 할인율을 재조정하고 재정지원 규모를 늘려 달라고 요구하지만, 서울시는 난색을 보인다. 서울시는 올해 마을버스 적자 업체 지원에 412억 원을 편성했으며 작년보다 50억 원이 늘어난 수치라고 설명했다. 서비스 품질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재정지원만 올리는 것은 답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서울시는 마을버스 운행률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운행률이 낮으면 배차 간격이 길어져 서비스 만족도가 떨어지는데, 최근 서울시 조사에서 마을버스 회사의 40%는 운행률 100%를 채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등록 차량 수에 따라 지원금이 나가는 점을 악용해 상당수 업체가 실제 운행을 적게 하면서 운송비를 절감하고 보조금을 과다 수령하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마을버스 업계는 미운행 차량에 대해 불가피한 면이 있다고 강조한다. 저녁에는 모든 차량을 운행하기 어렵고, 운행 중 갑자기 고장이 나거나 정비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업계는 차 한 대를 굴리는 데 드는 비용이 1천만 원인데, 재정지원은 3만 300만 원밖에 늘지 않아 서비스를 개선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서울시는 업계가 먼저 서비스 개선 노력을 보여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업계는 현실에 맞는 지원이 먼저 있어야 가능하다고 맞서고 있다.
서울시가 해마다 수백억 원을 지원하면서도 운수사에 대한 관리 감독은 부실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는 그동안 소홀했던 점을 인정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보조금 지원 방식을 기존 등록 대수에서 운행 대수로 바꾸고, 운수사의 회계 투명성을 높이는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 담당자는 업체를 직접 찾아가 현장 실사를 하고, 장부를 직접 보면서 투명하게 집행되고 있는지, 사적으로 유용되는 부분은 없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이런 부분이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교통수요 변화에 따라 재정지원 방식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전문가는 마을버스 재정지원을 전체적으로 일률 인상하기보다, 마을버스가 꼭 필요한 교통 소외 지역이나 이용객은 많은데 배차 간격이 긴 지역을 중심으로 지원금을 높여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마을버스를 시내버스처럼 준공영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지만, 지금보다 훨씬 큰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진행자가 환승할인이 없어진다면 어떨 것 같으냐고 묻자, 시민들은 환승할인 덕분에 적은 비용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며 없어지면 안 된다고 답했다. 한 시민은 자기 집 앞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까지 가는 마을버스를 타고 다니는데 다들 고맙다고 말한다며, 환승할인이 없어지면 당장 부담이 커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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